125. 하루에 무려 8시간을

2011. 5. 10. 오전 7: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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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하루에 무려 8시간을

 

어떤 분이 피정을 다녀오면서 새 삶을 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많은 기도생활을 통하여 영적이고 승리하는 삶을 살기로 작정을 하고 날마다 열심히 기도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분심과 잡념 때문에 기도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참 기도한 것 같은데 시간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였습니다.

 

마침내 30분, 1시간…, 그의 기도시간은 점점 길어졌습니다. 어느 날은 깜짝놀랄 정도로 긴 시간 동안 기도하였습니다. 열심한 기도 생활로 환시도 보게 되었으며 주님의 음성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기도 중에 성경말씀이 강하게 떠오르기도 하였고 깊은 황홀경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이제는 기도시간이 기다려졌고 하루에 무려 8시간을 기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은근히 자랑을 하고 기도의 체험과 맛에 대해 이야기하였으며 사람들은 그의 주님과의 만남에 대해 부러워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용히 신앙생활을 하고있는 한 신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에게서 부드럽고 따뜻한 주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기에 상대방에게 영적인 감동을 주기 위하여 말을 꺼냈습니다. “저는 날마다 8시간을 기도하는데 주님께서는 제게 많은 느낌을 주십니다. ….” 그러자 그 신자는 깜짝 놀라며 말했습니다. “정말이십니까? 그렇다면, 나머지 16시간은 기도를 하지 않고 사신다는 말씀입니까?”

 

예수 아기의 성녀 데레사는 “사랑을 위해서 핀(pin) 한 개를 줍는 것이 한 영혼을 회개시킬 수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도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모든 것, 모든 움직임이 기도입니다. 기도는 모든 사물, 모든 행위 속에 존재합니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 아버지께 기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삶의 자리에서 주님을 만나는 일 또한 중요합니다. 시간을 내서 기도해야 하지만 날마다 순간마다 주님 현존 안에 사는 것을 훈련해야 합니다. 주방일을 하든, 사무실에서 일하든지, 공부를 하든 휴식을 취하든지 나는 여전히 그분 안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기도를 많이 한다고 자랑하지 말고 변화된 삶을 통해 기도생활을 증거하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카라바조(Caravaggio)의 <이 사람을 보라 (Ecce Homo)>, 1606년, 128X103cm, 캔버스에 오일, 이태리 제노아

 

일평생 크고 작은 사건으로 도피와 불안한 삶을 이어갔던 카라바조. 이 그림도 피신 중에 그린 작품이다. 왜소하고 연약한 주님 모습에서 자기를 본 것일까? 결박당한 손과 나무 홀, 머리에 가시관, 그리고 낡은 옷을 걸쳐주는 순간이다. 요한복음에서는 고난 중에 묵묵히 서 있는 예수님을 가리키며 유대 군중을 향해 빌라도가 이렇게 외친다(요한19,5) ; “자, 이 사람이오.” 신앙은 그분을 보는 것이다. 우리의 모든 죄악을 담당하시고자 스스로 죄인으로서 연약하게 십자가로 나아가는 하느님의 아들을 매일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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