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6주간 토요일]2015. 10. 3.개천절 (루카 10,17-24)
바룩서는 유배의 역사를 돌아본다. 이스라엘은 자기들을 만드시고 길러 주신 하느님을 잊고 다른 신들을 섬겨 멸망을 맞았다. 그러나 유배를 계기로 더욱 열심히 하느님을 찾는다면 그분께서 이스라엘을 다시 구원하실 것이다.(바룩 4,5-12.27-29)
5 이스라엘이라 불리는 내 백성아, 용기를 내어라. 6 너희가 이민족들에게 팔린 것은 멸망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너희가 하느님을 진노하시게 하였기에 원수들에게 넘겨진 것이다. 7 사실 너희는, 하느님이 아니라 마귀들에게 제사를 바쳐, 너희를 만드신 분을 분노하시게 하였다. 8 너희는 너희를 길러 주신 영원하신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너희를 키워 준 예루살렘을 슬프게 하였다. 9 예루살렘은 너희에게 하느님의 진노가 내리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들어라, 시온의 이웃들아! 하느님께서 나에게 큰 슬픔을 내리셨다. 10 나는 영원하신 분께서 내 아들딸들에게 지우신 포로살이를 보았다. 11 나는 그들을 기쁨으로 키웠건만, 슬픔과 눈물로 그들을 떠나보내야 했다.12 과부가 되고 많은 사람에게 버림받은 나를 두고, 아무도 기뻐하지 말아 다오. 나는 내 자식들의 죄 때문에 황폐해졌다. 그들은 하느님의 율법을 멀리하였다. 27 아이들아, 용기를 내어 하느님께 부르짖어라. 이 재앙을 내리신 주님께서 너희를 기억해 주시리라. 28 너희 마음이 하느님을 떠나 방황하였으나, 이제는 돌아서서 열 배로 열심히 그분을 찾아야 한다. 29 그러면 너희에게 재앙을 내리신 그분께서 너희를 구원하시고, 너희에게 영원한 기쁨을 안겨 주시리라.”
시편 69(68),33-35.36-37(◎ 34ㄱ)
◎ 주님은 불쌍한 이의 간청을 들어 주신다.
○ 가난한 이들아, 보고 즐거워하여라. 하느님 찾는 이들아, 너희 마음에 생기를 돋우어라. 주님은 불쌍한 이의 간청을 들어 주시고, 사로잡힌 당신 백성을 멸시하지 않으신다. 주님을 찬양하여라, 하늘과 땅아, 바다와 그 안에 사는 모든 것들아. ◎
○ 하느님은 시온을 구하시고, 유다의 성읍들을 세우신다. 그들이 거기에 머물며 그곳을 차지하고, 그분 종들의 후손이 그 땅을 물려받아, 그분 이름을 사랑하는 이들이 그곳에 살리라. ◎
마귀들이 주님의 이름에 복종하는 것을 보고 제자들은 기뻐하지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하느님 아버지와 그 아드님을 알도록 드러내 보여 주신 것을 기뻐하라고 말씀하신다. 하느님께서는 철부지들에게 당신을 알려 주신다.(루카 10,17-24)
그때에 17 일흔두 제자가 기뻐하며 돌아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 1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19 보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주었다. 이제 아무것도 너희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20 그러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22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들이 누구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버지께서 누구이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23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에게 따로 이르셨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2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루카 11,20)라는 말씀을 참조할 때, 예수님의 복음 선포와 함께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일흔두 제자가 전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그 결과를 보고하자, 예수님께서 들으시고 하신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위력이 예수님을 통하여 드러나기에 사탄의 세력이 무너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이러한 위력을 보고 하느님 나라가 왔음을 믿는 사람들은 뱀이나 전갈, 원수의 모든 힘을 꺾을 권세를 지니게 될 것인데, 이런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하늘에 있는 생명의 책에 자기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것을 기뻐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시면서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셔서 아버지 하느님께 감사드리신다고 기도하십니다. 제자들이 당신을 이해하게 된 것은 아버지 하느님의 계시 덕분이고, 또 그 계시는 아버지 하느님의 뜻에 따른 것이었지요.
계시와 관련하여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은 조상들로부터 전승을 물려받았지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에게서 모든 계시를 전해 받으셨기 때문에, 아버지 하느님과 아들 예수님만이 서로에 대하여 아실 뿐입니다. 오직 예수님에게서 계시를 받은 제자들만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행적을 보면서, 하느님 아버지께서 누구이시고, 아드님이 누구신지를 깨닫게 되었으므로, 이것이 마귀를 쫓아내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의 이유라고 일깨워 주시면서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이룬 작은 업적을 기뻐하며 만족하기보다는, 스스로는 지혜를 깨달을 수 없는 철부지 같은 우리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당신을 알게 해 주신 하느님께 먼저 감사드려야 하겠습니다.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송영진 모세 신부
선교활동을 하고 돌아온
일흔두 제자가 기뻐하면서 예수님께,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
라고 말씀드리자(루카 10,17),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루카 10,20)."
1) 제자들이 기뻐한 것은
마귀들이 복종했기 때문입니다.
마귀들은 항상 두려운 존재이고,
사람의 힘으로는 맞설 수 없는 강한 존재인데, 자기들이 그런
마귀들을 굴복시켰으니 기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 주님께서 지시하신
일들을 잘 수행했다는 기쁨도 있었을 것입니다.
스승님이시고 주님이신 분이 맡기신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것에 대해서 제자로서
기뻐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3) 마귀들을
쫓아냄으로써 마귀들에게 시달리던 사람들을 구해 주었다는 기쁨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 당시에 마귀들은 거의 항상 사람들 안에 들어가서
활동했습니다.
그래서 마귀들을 쫓아낸 일은 실제로는 마귀 들린 사람들을 구한 일입니다.
또 그것은 겉으로는 병자들을 고쳐 준 일과
거의 같습니다.
어떻든 치유와 해방을 얻은 사람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함께 기뻐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이 한 일들은
'주님의 이름으로' 한 일들입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했다는 것은 그 일들을 하신 분은 주님이시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그 일들은 제자들의 능력이 아니라 주님의 권능으로 이루어진 일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귀들은 제자들에게 복종한 것이
아니라, 주님의 이름에 복종한 것입니다.
즉 주님께 복종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자들이
기뻐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기뻐하는 것 자체는 좋은 일인데, 무엇에 대해서 기뻐해야 하는지를 잘 생각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라는 말씀에는, "마귀들이 너희에게 복종한 것은 아니다." 라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이 말씀은, "마귀들이
너희에게 복종했다고 착각하지 말고, 마귀들을 복종시켰다고 교만해지지도 말고, 그런 일을 했다고 자랑하거나 생색내지도 마라." 라는
뜻입니다.
(기뻐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고, 기쁨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또 무엇에 대해서 기뻐해야 하는지를 잘 생각해 보라는
가르침입니다.)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라는 말씀은,
"주님의 뜻을 실행함으로써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음을 기뻐하여라." 라는
뜻입니다.
이 말씀은 마태오복음 7장
21절-23절의 말씀에 연결됩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그날에 많은 사람이 나에게,
'주님, 주님! 저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할 것이다.
그때에 나는 그들에게,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들 가라, 불법을 일삼는 자들아!' 하고 선언할 것이다."
지금 일흔두 제자의 경우,
예수님께서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라고 말씀하셨으니까, 일흔두 제자는 하느님의 뜻을 실행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그들이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낸 일은 부수적인 일일 뿐이라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일흔두 제자가 하느님의 뜻을 실행했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
하느님의 뜻은 인간 구원,
사랑, 자비 등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마귀들이 복종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 기뻐할 것이 아니라, 마귀들을 쫓아냄으로써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사람들에게 전해 주고, 그 사람들이 구원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는 것에 대해서 기뻐해야
합니다.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어떤 일을 했을 때, 누구든지 기분이 좋아지고, 기뻐하게 되고, 행복해집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그러나 조심해야 합니다.
만일에 주님의 이름으로 한 일도 아니고, 주님의 뜻과 상관없는 일이라면, 그 일은 아무것도
아닌 일입니다. (주님의 뜻과 반대되는 일이라면 사탄의 일을 한 것이 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한
일이라면 그것은 주님께서 하신 일이고,
그러면 남들이 못하는 일을 자기가 했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주님의 도구가 되어서, 주님을
위해서 일하게 된 것을 기뻐해야 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겸손하게
감사드리는 일을 먼저 해야 합니다.
겸손과 감사가 없다면 교만에 빠지게 됩니다.
교만해지면, 아무 일도 안 한 것보다 더 나쁜 결과가
됩니다.
'기쁨'이라는 말에서 세례자
요한이 했던 말이 연상됩니다.
"신랑 친구는 신랑의 소리를 들으려고 서 있다가,
그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크게 기뻐한다. 내 기쁨도
그렇게 충만하다.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29-30)."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자랑하려거든 주님을 자랑하십시오. 참으로 인정받을 사람은 스스로 자기를 내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께서 내세워주시는
바로 그 사람입니다(2코린 10,17-18.공동번역)."
<그러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루카 10,20)
여러분은 어떤 때 기뻐하시나요?
내가 생각하는 일이 잘 되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줄 때
기뻐하지요.
기도하는 것도 재미있고
내 기도 덕분에
누군가가 도움이 되었다고 할 때
기뻐하지요.
나의 보잘것 없는 말씀묵상 전달이
누군가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듣게 되면
기쁘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기쁨은
참된 기쁨이 아닙니다.
그 반대되는 소리
하나만 들어도
기쁨이 쉽게 분노로 바뀌게 되거든요.
그러니
다른 사람으로부터 칭찬이나
감사의 말을 듣는 것을 즐기기보다
내가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있음을 기뻐하고
그렇지 못함을 슬퍼해야 합니다.
오늘 내가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있음을
기뻐하는 날 되시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