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코 16,9-15)

2013. 4. 6. 오전 5:40:12

글자

18 유다 지도자들과 원로들과 율법 학자들은 사도들을 불러 예수님의 이름으로는 절대로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고 지시하였다. 19 그러자 베드로와 요한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여러분의 말을 듣는 것이 하느님 앞에 옳은 일인지 여러분 스스로 판단하십시오. 20 우리로서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도행전4,18-20)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여라.>
9 예수님께서는 주간 첫날 새벽에 부활하신 뒤,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처음으로 나타나셨다. 그는 예수님께서 일곱 마귀를 쫓아 주신 여자였다. 10 그 여자는 예수님과 함께 지냈던 이들이 슬퍼하며 울고 있는 곳으로 가서, 그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였다. 11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서 살아 계시며 그 여자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듣고도 믿지 않았다.
12 그 뒤 그들 가운데 두 사람이 걸어서 시골로 가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다른 모습으로 그들에게 나타나셨다. 13 그래서 그들이 돌아가 다른 제자들에게 알렸지만 제자들은 그들의 말도 믿지 않았다.
14 마침내, 열한 제자가 식탁에 앉아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다. 그리고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셨다. 되살아난 당신을 본 이들의 말을 그들이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15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코 16,9-15)


예수님께서는 삼 년 동안 제자들과 함께 지내시며 그들을 교육하셨습니다.
특히 당신께서 ‘죽임을 당하시고 사흘 만에 되살아나신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을 보면 ‘제자들이 믿지 않았다.’는 표현이 무려 세 번이나 나옵니다. 늘 가르치셨으나 그들은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고 그래서 믿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무지와 불신으로 가득 차 있는 제자들에게 실망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다음과 같이 분부하십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어떤 면에서 보면 참으로 무모한 명령입니다. 당신의 부활을 제대로 믿지도 않는데 복음 선포를 하라는 명령은 사실 불가능한 일을 시키시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이 명령이 결코 무모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를 비롯한 사도들 모두가 죽음을 무릅쓰고 복음을 전하였기 때문입니다.
사도들의 이러한 면모는 오늘 독서에서 베드로와 요한이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들 앞에서 담대하게 답한 말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여러분의 말을 듣는 것이 하느님 앞에 옳은 일인지 여러분 스스로 판단하십시오. 우리로서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믿음이 부족했던 제자들을 끝까지 신뢰하셨기 때문에 복음 선포의 명령도 내리셨습니다. 그리고 과연 제자들은 그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였습니다. 이는 비록 믿음이 약한 제자들이라고 하더라도 하느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그들이 복음 선포의 사명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인도하셨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복음을 전하라

반영억신부


우리가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합니다. 다양한 사람이지만 그들을 인정해 주고 공감해 주며 위로해 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그리고 한 사람을 기억하고 그로부터 주어진 기쁨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보람입니다. 그러므로 일상 안에서 행복과 보람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정성이 꼭 필요합니다. 지금 이 순간 나와 만남을 이루는 이의 행복과 구원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은총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금맥보다 중요한 것이 인맥이다.라는 말도 합니다. 한 개인과의 관계를 얼마나 큰 정성과 사랑을 가지고 맺어야 하는가를 말해줍니다. 관계의 형성이 곧 복음의 선포입니다. 한 사람을 주님 안에 감사할 수 있도록 눈뜨게 한다면 그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주님께 인도될지는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16,15)는 사명을 주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복음을 선포해야 합니다. 그런데 복음을 선포하는 방법은 다양하고 일상 안에서 표현되는 사랑이야 말로 주님을 만나는 감동을 줍니다. 어떤 기회를 특별히 만들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매 순간을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면 그것이 큰 사랑이요, 복음의 선포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의 부활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은 그들의 마음이 굳어져 있었던 까닭입니다. 자기 것으로 가득 차 있으면 다른 어떤 것도 들어갈 수 없는 법입니다. 담기는 것은 담는 그릇의 모양에 따라 달라진다.는 옛 말이 있듯이 은총이 풍부해도 담을 그릇의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담을 수 없습니다. 비어 있지 않은 그릇에 무엇을 담을 수 있겠습니까? 부활의 사실을 이미 예고해 주었고 또 그대로 이루어졌지만 제자들은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시고 이르셨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마르16,15).

예수님께서는 듣는 사람의 반응에 상관없이 당신의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당신은 언제나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것이 소명이기 때문입니다.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자유의지를 지닌 본인의 몫입니다. 우리도 누구의 말에 구애 받지 말고 주님의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자상함과 따뜻함으로 사랑을 가지고 온 정성을 다하여 그러나 사람의 눈에 들기보다 하느님의 눈에 들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전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그들의 눈높이로 접근해야 효과 있게 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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