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8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요한 13,1-15)

2013. 3. 28. 오전 4: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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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8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파스카 성삼일

‘파스카 성삼일’은 한 해의 전례주년에서 가장 거룩하고 뜻 깊은 기간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에 대한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는 3일 동안을 말한다. 곧, 주님 만찬 성목요일의 ‘주님 만찬 미사’ 때부터 예수 부활 대축일의 제2 저녁 기도 때까지이다.
‘파스카’는 본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축제였다. 이스라엘 백성은 천사의 명령에 따라, 이집트를 떠나기 전날 밤 어린양을 잡아 그 피를 문설주에 바른 뒤 허리에 띠를 두르고 쓴나물과 누룩 없는 빵을 먹으며 이집트를 떠날 준비를 하였다. 그날 밤 양의 피가 묻어 있는 집은 아무 일도 없었지만, 그렇지 않은 집의 맏아들은 모두 죽는 참변이 일어났다. 이에 놀란 이집트는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낸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홍해를 건너 약속의 땅으로 갈 수 있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인도로 이루어진 이 사건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이 ‘건너감’을 뜻하는 파스카(Pas+ha)라는 이름을 따서 축제의 이름으로 삼았다. 이후 파스카 축제는 민족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다.
구약의 파스카는 신약의 파스카인 부활을 미리 보여 준 사건이다. 예수님께서는 파스카의 어린양이 되시어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이시고 부활하셨다. 오늘의 우리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과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있었기에 새로운 생명으로 건너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교회는 오늘 ‘주님 만찬 미사’로 ‘파스카 성삼일’을 시작한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만찬을 하시면서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하셨다. 이 만찬에서 예수님께서는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며 그들에 대한 크나큰 사랑을 보여 주셨다. 제자들과 그 후계자들은 예수님의 당부에 따라 이 만찬을 미사로 재현한다.

오늘 전례
▦ 오늘은 파스카 성삼일의 첫날로,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이루어 주신 것을 기념하는 주님 만찬 성목요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이 다가왔음을 아시고 제자들에 대한 끝없는 사랑으로 그들의 발을 씻어 주십니다. 또한 최후의 만찬을 제자들과 나누시며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그들에게 내어 주십니다. 주님의 극진한 사랑이 드러난 주님의 만찬을 오늘 다시 기념하며 예수님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고백합시다.

주님 만찬 저녁 미사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 이날은 교우가 참석하지 않는 미사를 드릴 수 없다. 적당한 저녁 시간에, 사제와 봉사자들을 포함한 지역 공동체 전체가 참석한 가운데 주님 만찬 저녁 미사를 드린다. 성유 축성 미사를 공동으로 집전하였거나 교우들의 형편 때문에 이미 미사를 집전한 사제들도 이 저녁 미사를 다시 공동으로 집전할 수 있다. 사목의 이유로 필요하면 교구장은 성당이나 경당에서 저녁때에 미사를 또 한 번 드리도록 허락할 수 있다. 저녁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신자들만을 위하여 아침 미사 집전도 허락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특수 미사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드릴 수 없으며 주님 만찬 저녁 미사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서도 안 된다. 신자들은 미사 중에만 영성체를 할 수 있고, 병자들은 아무 때라도 할 수 있다.


주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파스카 만찬’을 명령하신다. 곧 이스라엘의 온 공동체가 어린양이나 염소를 잡아 그 피를 문설주에 바르고 그날 밤에 그것을 먹도록 하신 것이다. 주님께서는 문설주의 피를 하나의 표지로 삼아 이집트의 맏아들과 맏배를 치시어 당신 백성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시키실 것이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예식 때에 보여 주셨던 ‘성체성사의 제정’을 기억하고 이 예식을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순간까지 행하기를 촉구한다(제2독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체성사를 세우신 수난 전날 저녁에 당신의 제자들에 대한 끝없는 사랑으로 그들의 발을 씻어 주셨다. 그 안에는 예수님을 배반하는 유다도 있었고, 예수님의 이러한 행동을 의심한 베드로도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 모두를 예외 없이 사랑하신 것이다(복음).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1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2 만찬 때의 일이다. 악마가 이미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의 마음속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3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내주셨다는 것을, 또 당신이 하느님에게서 나왔다가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것을 아시고, 4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 5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6 그렇게 하여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자 베드로가,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하고 말하였다.
7 예수님께서는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8 그래도 베드로가 예수님께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 하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9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제 발만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 주십시오.”
10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목욕을 한 이는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된다. 너희는 깨끗하다. 그러나 다 그렇지는 않다.” 11 예수님께서는 이미 당신을 팔아넘길 자를 알고 계셨다. 그래서 “너희가 다 깨끗한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12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겉옷을 입으시고 다시 식탁에 앉으셔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깨닫겠느냐? 13 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 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14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15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요한 13,1-15)

[묵상]
예수님께서는 돌아가시기 전에 제자들을 위하여 그들의 발을 씻어 주셨습니다. 발이란 사람의 신체 가운데 가장 더러운 부분을 상징합니다. 그러므로 그분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다는 것은 희생적이며 겸손한 사랑으로 그들 안에 있는 가장 더러운 죄악까지도 깨끗이 치우시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처음에는 자신의 발을 예수님께 내밀기를 거부하였습니다. 가장 더러운 부분을 예수님께 차마 보여 드리지 못한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을 진정으로 만나려면 자신의 가장 더러운 부분, 자신이 가장 숨기고 싶은 부분까지 온전히 그분께 보여 드려야 합니다. 이는 마치 모세가 처음 하느님을 뵐 때에 신발을 벗어야 했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탈출 3,5 참조).
내일 우리는 우리 죄를 씻어 주시고자 당신의 피를 흘리시는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가장 더러운 부분까지 포함한 자신의 전부를 그분께 내어 드리지 못한다면 그분과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할 것입니다.


[성체 조배]
영성체 후 기도가 끝난 다음 임시로 만든 감실로 성체를 옮기고, 다음 날 주님 수난 예식이 있을 때까지 성체 조배를 계속한다. 성체를 모셔 두는 장소는 기도와 묵상의 분위기가 이루어지도록 마련하되, 지나치게 화려한 장식은 삼가고 파스카 삼일 전례에 맞게 꾸민다. 성체는 감실이나 성합에 모시고 문을 잠가야 하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성체를 성광에 모시어 내보이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금요일 오후에 숨을 거두셨기 때문에 이 감실은 ‘무덤’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무덤’이라는 표현도 해서는 안 된다. 수난 감실은 ‘주님의 묻히심’을 드러내려는 것이 아니라, 성금요일의 성체 분배와 병자들을 위하여 성체를 모셔 두고, 예수님께서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마태 26,40; 마르 14,37) 하신 말씀을 기억하여, 파스카의 신비를 묵상하며 주님 앞에 머물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교우들은 주님 만찬 저녁 미사 다음에 성대하게 모셔진 성체 앞에서 밤 동안 적당한 시간에 조배하며, 자정이 지나면 외적인 장식 없이 조배한다. 주님 수난의 날이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성체 조배’의 자료는 여기에 제시한 자료 말고도 주교회의 전례위원회의 감수를 받아 발간한 ‘성시간의 길잡이’ 『성시간』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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