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1일 수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하늘에 계신 내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마태12;46-50)
성모님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실 때 가득했던 그 성령의 감도로 어린 시절부터 하느님께 봉헌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성모님의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는 성모님이 세 살이 되던 해에 성전에 바쳤다고 전해 온다. 이날은 본디 6세기 중엽 예루살렘에 세워진 성모 성당의 봉헌을 기념하는 날이었으나, 1472년 식스토 4세 교황이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로 선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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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초대
즈카르야 예언자는 환시를 통해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돌보실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즈카르야는 구원 시기의 시작을 예루살렘 성전의 재건이라고 보았다.(독서. 즈가2;14-17).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당신의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라고 말씀하신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은 모두 천상의 혈연으로 맺어진 주님의 가족이다.(복음. 마태12;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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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당신의 형제요 어머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들으신 성모님께서는 인간적으로 섭섭하셨을까요? 아니었을 것입니다. 성모님이야말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가장 완전하게 따르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성철 스님이 어머니에게 돌멩이를 던져 쫓아 버렸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성철 스님은 유림(儒林) 집안의 장남임에도 출가하였습니다. 귀한 아들이 출가하자 그의 어머니는 수시로 옷가지와 음식을 준비하여 아들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결코 어머니를 맞아 주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산속으로 도망치기도 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어머니가 절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어머니에게 돌멩이를 던져 대기도 했답니다.
아들이 어머니에게 돌멩이를 던졌다는 것은 분명 불효입니다. 그러나 더 큰 깨우침을 얻고자 그렇게 한 것입니다. 곧, 혈육의 정을 넘어서 더 많은 사람들을 더 많이 사랑하려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보편적입니다. 우리가 더 많이 사랑하는 길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늘의 참된 가족
반영억라파엘신부
선거철에 가장 많이 드러나는 색깔은‘생색’이랍니다. 참된 정치는 당장에는 생색나지 않더라도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인기에 편승하여 갖은 생색을 다 냅니다. 책임지지도 못할 온갖 공약을 남발하며 혈연, 지연, 학연을 들먹이고 지역적 분리를 고착화 시킵니다. 그 모든 것을 떠나서 하느님의 눈에 드는 참된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며 잘났건 못났건, 경건한 사람이건 죄인이건 상관없이 하느님의 크신 자비를 입을 수 있고 하느님의 백성이 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기위한 예수님의 행동은 오해를 사기도 했고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생겨났습니다. 가족과 친지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이 미쳤다고 여기면서 그를 붙잡으려 나서기도 하였습니다(마르3,21).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을 하고 계시는데, 어떤 이가 예수님께, “보십시오,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이 스승님과 이야기하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마태12,48)고 반문하시며 당신의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들이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이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 나라의 참된 가족에 대한 기준입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가족은 더 이상 혈연관계에 기반을 두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데에 기반을 둔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가족 공동체를 형성하고 결속시키는 데 초석이 되는 것은 혈연, 학연, 지연이나 좋은 감정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의지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과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도 하느님의 뜻을 실행할 때 비로소 그분의 참다운 가족이 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7,21)고 말씀하십니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마태10,37)
성모님의 삶을 보면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가브리엘 천사에게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하고 응답하셨습니다. 그리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는 믿음을 지닌 복된 분으로서 사셨습니다.
그러므로 성모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참된 가족에 속하십니다. 비록 예수님과 혈연관계에 있지 않더라도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그분의 가족이 됩니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해를 형님으로 달을 누님으로 고백했습니다.
해와 달은 생겨난 뒤로 하느님을 거역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우리 역시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면 예수님의 가족이 됩니다. 믿음으로 형성되는 새 가족의 품위를 지켜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