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2012. 6. 19. 오후 10: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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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눈을 감아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사람.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
          
          아침 햇살로 
          고운 빛 영그는 풀잎의 애무로 
          신음하는 숲의 향연은 비참한 절규로 
          수액이 얼어 나뭇잎이 제 등을 할퀴는 것도
          알아보지 못한 채
          태양이 두려워 
          마른 나뭇가지 붙들고 메말라 갑니다.
          
          하루종일 노닐 던 새들도
          둥지로 되돌아 갈 때는
          안부를 궁금해 하는데
          가슴에 품고 있던 사람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은 날 있겠습니까.
          
          삶의 숨결이 그대 목소리로 젖어 올 때면
          목덜미 여미고 지나가는 바람의 뒷모습으로도
          비를 맞으며 나 그대 사랑할 수 있음이니.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
          
          - 이해인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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