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신앙

2011. 3. 17. 오후 5:00:53

글자
앵무새 신앙"
 
박용식 신부(원주교구 횡성본당 주임)
 
   

   몸으로 실행하지는 않으면서 입으로만 외치는 사람을 앵무새에 비유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 21)고 말씀하심으로써 앵무새처럼 말로만 신앙생활을 하지 말고 행동으로 해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
 


 아주 못 생긴 아가씨가 길을 걷고 있는데 한 상점에서 앵무새가 불렀습니다. "이봐, 아가씨! 진짜 못생겼다."

 못 생긴 아가씨는 화가 났지만 참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다음날 다시 그 상점을 지나치는데 앵무새가 또 소리쳤습니다? "이봐, 아가씨! 진짜 못 생겼네
."

 못 생긴 아가씨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상점으로 들어가 주인에게 항의했습니다. 상점 주인은 사과를 하며 다시는 그렇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그 아가씨에게 앵무새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말 안 해도 알지
?"

 사실 앵무새는 말을 실천하지 않을 뿐 아니라 말뜻조차 모릅니다. 앵무새처럼 뜻도 모르면서, 또는 뜻은 알지만 실천하지 않는 신자들이 바로 '주님, 주님' 외치면서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는 불쌍한 '앵무새 신자'들일 것입니다
.

 스테파노씨는 성당에서 모범신자로 인정받아 각종 봉사직을 두루 거쳐 지금은 연령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내 수산나와 자녀들은 오래 전부터 냉담해 성당에 나오지 않습니다. 남편이 성당이나 동네에서는 훌륭한 사람일지 몰라도 가정에서는 낙제 점수, 아니 빵점이라는 겁니다. 아내에게 표독하고, 부모에게 불효하며, 자식들하고도 원수처럼 지내는 남편에게 "그렇게 신앙생활을 하느니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났다"며 신앙을 버린 겁니다. '주님, 주님' 외치기만 했지, 가정에서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지 못한 잘못된 신앙생활 때문입니다. 스테파노씨야말로 앵무새 신앙인으로서 무늬만 신자일 뿐 진짜 신자가 아닐 것입니다
.
 

 이 세상에는 세 부류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해치는 나쁜 사람,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기는 하지만 남을 해치지는 않는 보통 사람, 자신의 이익과 상관없이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훌륭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남에게 해만 끼치지 않는 보통 사람을 하느님 뜻을 실천하는 훌륭한 사람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훌륭한 사람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남을 해치지 않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 보통 사람일 뿐입니다.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걸 보면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아직은 하느님 뜻을 실행하는 참 신앙인은 못 됩니다
.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세상의 이런 기준보다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하십니다. '주님'을 부르면서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뿐 아니라, 단순히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극적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도움으로써 하느님 뜻을 실천하라고 가르치십니다
.

 따라서 우리는 법을 잘 지키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기도도 잘 하고, 봉사도 잘 하고, 주일에 성당에 잘 나오는 것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것들은 기본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웃을 돕는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자신의 몸과 시간, 재물 등 가진 것 모두를 이웃과 하느님을 사랑하는데 사용할 때 비로소 하느님 뜻을 실행하는 것이겠지요
.
 

 비포장 시골길에서 승객을 태우고 가던 버스가 고장이 나서 멈췄는데 아무리 시동을 다시 걸어봐도 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승객 30여 명이 내려서 버스를 밀어보지만 10명만 힘껏 밀고, 10명은 미는 척 손만 갖다 대고 있고, 나머지 10명은 뒷짐을 지고 서서 '영차, 영차'하고 입으로 소리만 질렀습니다. 버스는 다시 시동이 걸려 운행을 했지만, 버스가 다시 시동 걸려 움직이도록 행동으로 실천한 사람은 10명뿐이었습니다. 나머지 20명은 말로만 또는 미는 시늉만 냈던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본당이나 사회에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10명에 속합니까? 힘껏 밀어 시동이 걸리게 한 10명에 속합니까? 아니면 뒤에 서서 입으로만 '영차, 영차'하고 외치는 사람에 속합니까? 말로만, 입으로만 '주님, 주님'하는 앵무새 신자가 되지 맙시다
.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 21).

 
 

댓글 1

  • 2011년 3월 17일 오후 5:05

    나 부터 반성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