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시작을 성모님의 대축일과 함께 시작하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마음을 깨끗이 하고 복음에 귀 기울여 봅니다. 순박한 목자들이 기쁨에 겨워 아기를 경배하러 달려오고 돌아가는 움직임 한가운데 계시는 성모님의 모습을 가만히 떠올립니다.
그분께서는 목자들이 전해 준 이야기를 곰곰이 새기고 계십니다. 이제 예수님을 동반하시는 성모님의 기나긴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성모님이 아드님과 함께 걷기를 원하신 그 길은 다름 아니라 평화의 길이었음을, ‘세계 평화의 날’로 기념하는 오늘 새롭게 깨닫습니다. 아드님과 함께 평화를 위한 길을 걸으셨던 성모님의 삶의 여정은 가시밭길이었습니다. 그 길을 따라 걷고자 하는 우리의 발걸음이 지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난 독일의 시인 힐데 도민은 그녀의 짤막한 시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지치고 피곤해지지 않기를
/ 대신에 소망을 작은 새처럼
/ 가만히 조용히 손에 담고 가기를.”
평화를 위해 걷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피곤하고 지쳐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두렵고 귀찮아 습관과 타성이 이끄는 쉬운 길로 옮겨 가려는 유혹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 먼저 아드님이 세상에 가져오신 평화와 구원의 기쁜 소식을 깊이 새기며 살아가셨고 우리가 그 길을 걷도록 도우시기에, 우리는 평화의 소망을 간직한 채 이 땅 곳곳에서 조용히,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평화의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