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성심 대축일(사제 성화의 날)

2011. 7. 18. 오전 11:19:20

글자
‘예수 성심 대축일’은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을 공경하고 우리 삶 속에 그분의 사랑을 새기는 날이다. 예수 성심 대축일은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다음 금요일에 지내는데, 그 이유는 예수 성심이 성체성사와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수 성심에 대한 공경은 중세 때 시작하여 점차 퍼지면서 보편화되었다. 1856년 비오 9세 교황 때 로마 전례력에 도입되었으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대축일로 지내게 되었다.

한국 천주교회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권고에 따라, 1995년부터 예수 성심 대축일에 ‘사제 성화의 날’을 지내고 있다. 사제 성화의 날은 교회의 모든 사람이 사제직의 존귀함을 깨닫고 사제들의 성화를 위하여 기도와 희생을 바치게 하려고 정한 것이다.

오늘은 ‘예수 성심 대축일’이며 ‘사제 성화의 날’입니다. 우리는 오늘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을 공경하고 그분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묵상합니다. 또한 사제들이 예수님을 닮은 거룩한 사제가 되도록 마음을 모아 기도합니다.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신 성체성사의 사랑이 교회의 사제들과 우리 마음에 불타오르도록 정성을 다하여 미사를 봉헌합시다.
 
 
이스라엘은 오로지 주님께 봉헌된 백성이므로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에 기초를 두고 살아야 한다. 그것은 율법을 실천하고 약속에 충실하며 진실하신 하느님을 아는 것이다(제1독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속죄 제물로 당신 외아드님을 보내시고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다. 우리에게 베푸신 그 사랑은 우리가 서로 사랑함으로써 우리 안에 머무르며 우리 안에서 완성된다(제2독서). 누구나 삶의 등짐이 있고 멍에가 있다.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을 예수님께 배우고 성실히 살아가면 어느덧 짐은 가벼워지고 멍에는 편해진다. 주님께서 우리의 짐을 덜어 주시고 우리와 함께하시기 때문이다(복음).
 
어린 송아지가 어미젖을 갓 떼고 나면 목에 고삐를 매어 끌고 다닙니다. 그러다가 얼마쯤 자라면 코를 뚫어서 코뚜레를 걸게 됩니다. 힘이 세진 송아지를 다루기 쉽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돌 반쯤 지나면 소는 멍에를 메는 훈련을 합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짐을 나르다가 멍에에 익숙해지면 본격적으로 크고 무거운 짐을 나르고 논밭을 갈게 됩니다.
이렇게 일소가 되어 죽을 때까지 워낭을 달고 멍에를 메고 일을 합니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농촌의 풍경이지만 지난날 우리 농촌의 일소들은 순하고 충직하게 자신의 멍에를 메고 일생을 하루같이 일하며 살았습니다. 일소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야 코뚜레와 워낭을 떼어 냅니다. 이로써 일터와 사람과 떼려야 뗄 수없이 엮여 있던 삶에서 해방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도 이렇게 소처럼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일소가 코뚜레를 걸고 워낭을 달고 살듯, 자신의 삶의 멍에를 묵묵히 메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죽음을 앞두고서야 삶의 코뚜레와 워낭을 떼어 낼 수 있을까, 사는 동안은 피할 수 없는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묵묵히 나아갑니다.
어느 누군가는 요즘은 눈치 빠르고 남을 속이며 약삭빠른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라고 주장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실은 자기 삶의 멍에를 메고 소처럼 정직하고 우직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이들이 진실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자신의 인연과 사건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겸손하고 온유하게 살아가는 그들이 참으로 하늘 나라를 일구어 가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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