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0주간 토요일

2008. 8. 23. 오전 9:01:43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본당 복사들이 미리내로 ‘성지순례’를 갔습니다. 미리내 성지(안성시 양성면 미산리)는, 한국 최초의 방인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의 묘소와, 이윤일 요한 성인의 묘소 유지(遺址), 그리고 <16위 무명순교자의 묘역>이 있는 거룩한 성지입니다. 묘역 왼쪽 위편으로는 김대건 신부의 어머니인 고(高) 우르술라의 묘소, 그리고 김대건 신부의 시신을 이곳에 안장했던 이민식 빈첸시오의 묘소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새남터 형장에 묻혀 40일을 지낸 김대건신부님의 시신은 1846년 10월 30일 은하수가 흐르는 미리내 골짜기로 옮겨져 묻히십니다. 제가 1982년도에 처음으로 미리내에 갔을 때, 아주 작은 경당만 있었습니다. 그 뒤로 성지의 개발이 이루어져서,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순례를 하고, 기도할 수 있는 순교성지로 꾸며져 있습니다. 본당의 어린이들이 김대건 신부님의 묘소가 있는 곳, 순교자들의 유해가 모셔진 곳으로 성지순례를 간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우리 교회는 순교자들이 묻힌 곳, 순교자들이 죽은 곳을 특별히 보존하려고 하였습니다. 비록 현실의 세상에서는 처참하게 고통 받고, 박해를 받는 곳이지만 신앙 안에서 그곳은 바로 천국으로 가는 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신앙인들이 성지를 찾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 세상에서 볼 수 없는 기쁨, 세상에서 느낄 수 없는 자유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에제케엘 예언자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지치고 힘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온 마음을 다해, 온 정성을 다해 하느님께 기도드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주신다고 이야기합니다.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는 아픔과 고민, 갈등과 번민을 고백하고, 하느님께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성전입니다. 순교자들의 피와 땀이 있는 곳은 바로 기도하는 성전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또 다른 성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전도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성전을 잘 가꾸어야 한다고 이야기하십니다. 바리사이들은 눈에 보이는 성전에서는 기도하고, 봉헌하고, 깨끗하게 지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성전은 교만함과 차별의식이 있었습니다. 자신들만이 특별하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런 교만함, 차별의식, 선민의식을 멀리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우리 사회를 병들게 했던 것들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런 차별의식입니다. 혈연, 학연, 지연은 필요하지만 때로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기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가치와 질서를 이야기 하였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은 모두 나의 형제자매입니다.’ 혈연, 지연, 학연이 기준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또 다른 이야기를 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마음의 성전은 하느님의 뜻이 기준이 될 때, 겸손한 삶이 바탕이 될 때 아름답게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댓글 1

  • 2008년 8월 24일 오전 4:00

    복음 묵상 잘 하였습니다. 자신을 낮추는 이가 되도록 노력 하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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