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도 닭장 안에 있으면 평생 닭입니다.
독수리가 둥지에 알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비바람이 몰아쳐 그 알이 떨어져 굴렀습니다. 다행히 그 알은 아랫집의 닭장 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있던 닭은 이 알이 자기의 달걀인 줄 알고 품어 마침내 새끼를 깠습니다. 다른 모든 닭도 그 독수리 새끼를 닭으로 알았습니다. 그러니 이 독수리도 자기를 닭으로 착각하여 자랐습니다.
어느 날 하늘을 날고 있던 독수리가 닭장에서 닭들과 어울리고 있는 그 독수리를 보았습니다. 어처구니없던 독수리는 그에게 내려와 말했습니다.
“너 지금 여기서 뭐하니? 왜 하늘에서 날지도 않고 여기서 모이나 먹고 있니?”
닭장의 독수리가 말했습니다.
“무슨 말이야? 나는 하늘을 날지 못하는 닭인데?”
“뭐? 닭이라고. 아니야, 잘 봐! 네 날개랑 내 날개가 비슷하잖아. 나처럼 너에게는 큰 부리와 날카로운 발톱도 있어, 너는 독수리야.”
그러자 닭으로 살아온 독수리가 말했습니다. “아니야. 나는 닭이야. 이곳 닭장에서 태어났고, 여기서 먹이를 먹으면서 자라왔단 말이야. 그러니 저 닭처럼 나도 날지 못하는 거야.”
결국 독수리는 그를 설득하지 못하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닭인 줄 아는 독수리는 끝까지 닭으로 살다가 죽었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음으로써 신앙인으로 새로 태어났습니다. 세례를 받기 전의 ‘나’에서 하느님의 자녀인 ‘나’로 새로 태어난 것입니다. 새로 태어난다는 것, 그것은 바로 과거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로 탈바꿈함을 의미합니다.
닭장 안에 갇혀서 닭으로 살아온 독수리는 죽을 때까지 독수리가 되지 못했습니다. 겉만 독수리인 셈이죠. 우리가 세례로 새로 태어나 과거의 ‘나’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나’로 태어나야만 겉만 신앙인이 아닌 참 신앙인이 되는 것입니다.
10월은 우리 본당의 견진성사와 세례성사의 양 경사가 겹친 달입니다. 우리 모두는 세례를 통해 새로 태어나는 하느님의 자녀를 축하하고 또 견진을 통하여 성인이 된 분들을 마음을 모아 축하해 드려야 하겠습니다. 또한 그분들이 신앙공동체 안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이끌어 주어야 할 책임이 우리 모두의 의무기도 합니다. 닭장을 벗어난 독수리처럼 넓게 보고 멀리 보며 사랑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본당의 신앙 공동체가 되도록 힘을 모읍시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