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를 심판하지 마라(로마 14장)
얼마 전 어느 형제의 개업식에 들렀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축하를 해드리기 위해서였지요. 제가 도착했을 때는 많은 축하객들이 모여 있어 제법 분위기가 고조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거나하게 취하신 분, 기분 좋게 흥겨워하시는 분, 또 조용히 담소를 나누시는 분 등 다양한 축하 손님들로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라 있었고, 너무 시끄러워 시장터를 방불케 했습니다. 주택에 있는 길갓집이라서 오히려 이웃집에서 민원이라도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으니까요. 예상했던 일이 약 한 시간 전에 발생하여 경찰관이 다녀갔다고 누군가가 나에게 귀띔을 해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게 안에 있던 손님들이 빠져나가고 밖에 있는 테이블 손님들만 북적여, 나는 큰소리로 “목소리 큰사람들은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말씀하세요! 민원 발생합니다.”라고 소리치며 웃었습니다. 다시 민원이 발생할까 두렵기도 했고, 또 이웃에 사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이구동성으로 “목소리 큰 사람은 가게 안으로 들어가세요. 또 신고 들어갑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모두 잘 아는 분들이라서 그냥 허물없이 말들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 후 약 10여분이 지났을까 제 휴대폰의 벨이 울렸습니다.
“형님, 저 ㅇㅇ인데요. 저와 얘기 좀 합시다.”하는 것입니다. 언뜻 듣기에도 그다지 상쾌하지 않은, 언짢아하는 식의 목소리였습니다. 그래 호출한 곳으로 가보니 대뜸, “형님, 나와 무슨 억하심정이 있습니까? 형님이 뭔데 나를 지목하여 목소리 크다고 안으로 들어가라고 지적을 합니까?”라며 기분이 나쁘다고 따지는 것입니다. 결국 고개 숙인 남자가 되고 말았습니다만, 그 형제를 지목하여 한 얘기가 아니었고 분위기 상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여러 사람에게 한 얘기였다고 오해를 풀라고 설득하였으나 막무가내라서 ‘미안하다’는 얘기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집에 돌아와 나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래 조금만 조심을 할 걸. 하는 생각에 그 형제에게 상처를 준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로마서 제 14장 17-21 말씀에서 “하느님의 나라는 먹고 마시는 일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누리는 의로움과 평화와 기쁨입니다. 그리스도를 이렇게 섬기는 이는 하느님 마음에 들고 사람들에게도 인정을 받습니다. 그러니 평화와 서로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에 힘을 쏟읍시다. 하느님께서 하신 일을 음식 때문에 그르치지 마십시오. 모든 것이 다 깨끗합니다. 그러나 무엇을 먹어 남에게 장애물이 되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해롭습니다. 고기를 먹든 술을 마시든, 그밖에 무엇을 하든, 그대의 형제에게 장애물이 되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말에 술은 잘 마셔야 본전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마태 22, 37-39) 우리는 레지오 마리애의 단원들입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만이라도 주님의 계명을 지키는 일에 기쁜 마음으로 응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