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살수 없는 행복

2010. 3. 15. 오전 7: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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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돈으로 살수 없는 행복
 
젊은 남편과 그의 아내가 새로 이사 온 집에서 결혼 기념일을 맞이했습니다. 비록 그들은 아직까지 자식은 없지만 부족한 것 없는 자신들의 현재 사랑과 행복에 감사하면서 집에서 자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런 늦은 시간에 우리 집을 찾아올 사람이 없는데, 누굴까?” 
 
어떻게 오셨나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5년 전만 하더라도 이 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불쑥 찾아와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 집 근처를 지나는데 들어오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노인의 갑작스러운 말에 부부는 놀란 가슴을 진정하며 그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정말 행복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아내가 병이 들고 말았죠. 죽음을 예감한 아내가 저에게 마지막 소원이라며 나무로 말구유를 만들어달라고 했죠. 저는 아내를 위해 열심히 나무를 깎았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곧 죽고 말았죠. 그 말구유가 바로 저기 놓인 저것이랍니다.”
 
노인은 벽난로 앞에 놓여 있는 말구유를 가리켰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은 모든 것을 잃게 되었죠. 아내를 잃자 돈도 건강도 모두 잃고 말았지요. 그런데 오늘 이렇게 다시 예전의 그 행복한 보금자리를 보니…….”
 
부부는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조금 전까지는 행복에 겨워 즐거워했지만 갑작스런 노인의 방문으로 이제는 슬픔에 빠진 것입니다. 노인은 거실 주변을 서성이며 추억에 빠진 듯 이것저것을 만져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부부는 그런 노인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노인은 그렇게 얼마간 서성거리다가 이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돌아갔습니다.
 
노인이 돌아간 뒤 허탈하게 앉아 있던 부부는 기분을 전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담배를 찾아 불을 붙이려던 남편이 깜짝 놀라며 말했습니다.
 
이런! 탁자 위에 올려놨던 지갑이 없어졌어!”
 
노인은 단순한 도둑이었습니다.
 
경찰에 연락해야겠어! 그 늙은 도둑을 잡아야 해!”
 
남편이 불같이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자 아내가 조용히 남편에게 다가가 말했습니다.
 
여보, 우리 그냥 놔두기로 해요. 우리는 30분 전만 하더라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즐기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노인이 왔고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슬픔에 빠지고 말았어요. 그러나 이제 노인의 말이 모두 거짓임을 알게 되었잖아요?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렸던 행복과 기쁨이 다시 우리에게 왔어요. 이제 그 노인도 잊어버리고 행복한 기분을 다시 찾아요.”
 
그러자 남편도 웃는 얼굴로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그래요. 그렇게 하지. 정말 노인이 우리의 행복을 훔친 게 아니라 우리의 돈만 가져간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행복은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네요. 법정스님은 ‘행복의 비결’이라는 글에서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에 있다. 하나가 필요할 때 하나만 가져야지 둘을 갖게 되면 애초의 그 하나마저도 잃게 된다.”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밖에는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방금 새벽 미사에 참례하고 돌아와 서재에서 ‘행복한 인생 수업’이라는 책을 읽다가 좋은 글이 있어 본당 카페를 노크합니다.
주임신부님께서, 비를 맞고 새벽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에게 특별히 강복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새벽에 주님을 찾아 뵈어 기분 좋고, 신부님께 덕담을 들어 기분 좋은 날입니다. 새로운 아침을 여는 행복, 이게 바로 돈으로도 살수 없는 행복이 아닐까요.
 
'왕이든 농부이든 자신의 가정에서 평화를 찾아낼 수 있는 자가 가장 행복한 인간이다. ' 라고 한 괴테의 말은 금언(金言)입니다.
 

 


 

댓글 1

  • 2010년 3월 16일 오전 11:0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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