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보다 더 나쁜 진실
선장과 항해사는 늘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출항할 때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문제가 있다고 항의했지만 그들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선장은 둘 중에 하나가 그만 두기 전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다고 자신이 그만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항해사를 쫓아낼 궁리를 하다가 선장은 항해사가 비번인 날에는 가끔 술에 취해 있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래서 항해사가 해고당하도록 하기 위해 그의 술 먹는 습관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00년 00월 00일 선장의 항해일지 기록
“오늘 항해사가 술에 취했다.”
다음날 선장의 항해 일지에서 자신이 술에 취했다는 내용을 발견한 항해사는 선장을 찾아가 그 기록을 삭제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선장은 사실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 삭제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항해사는 여러 번 찾아가서 자신의 무례함을 사과하고 부탁했지만 선장은 그의 부탁을 끝끝내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비록 근무가 없는 날이었지만 항해사는 술에 취했고 자신은 사실을 기록했을 뿐이라고…….
그리고 며칠 후 선장은 항해 일지에 항해사가 자신에 대해 기록한 글을 발견했습니다.
00년 00월 00일 항해사의 항해일지 기록
“오늘은 선장이 술에 취하지 않았다.”
항해사의 기록을 발견한 선장은 항해사를 찾아가서 항해 기록을 당장 삭제하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러나 항해사는 사실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 지울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내용은 내가 늘 술에 취해 있다가 이날 하루만 술을 먹지 않은 곳처럼 보이잖아” 하고 선장이 따져 물었지만 항해사는 “다른 날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날 분명히 선장님은 술에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사실을 기록한 것 뿐입니다. 절대 지울 수 없습니다.”라고 만 대답하였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귀항하자마자 모두 해고당하고 말았습니다.
사람의 말은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하는가에 따라 진실이 거짓보다 더 악할 수 있습니다. 진실과 거짓은 사건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속에 있습니다. 악한 마음을 품은 사람은 진실한 것도 악하게 사용하고, 거짓은 더욱 악하게 사용합니다. 그러나 선한 마음을 품은 사람에게는 거짓도 아름다운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가끔 ‘누가 옳은가’라는 문제로 말다툼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툼 끝에 서로 욕하고 헤어져서 다시는 얼굴도 보고 싶지 않은 사이로 변하고 맙니다.
‘누가 옳은가’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가 주지 않는가 입니다.
사람을 미워하고 원망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이 아무리 좋은 말과 행동을 하더라도 악한 말로 들리고, 못된 짓으로 보입니다. 내가 옳고 정당하다는 것이 밝혀지더라도 상대방이 마음의 상처를 입고 나를 미워한다면, 차라리 둘 다 그르다 하고,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더 낫습니다.
(마태 5,21-24)
“‘살인해서는 안 된다. 살인한자는 재판에 넘겨진다.’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희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 다음에 들어와 예물을 바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