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형수의 마지막 편지 -펌-

2008. 12. 11. 오전 1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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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교정사목에서 매년 경기도 광탄 사형되신 분들이 묻힌 곳에서 드리는 미사 (2008. 11)
 

* 이 세상에서 마지막 보내는 어머님께 드리는 글 *

 

이제 30분 후에는 제 목에 이 생에 마지막인

죽음의 빗줄이 걸릴 것입니다.

교도관에게 양해를 얻어 펜과 종이를 달라고 하여

마지막으로 어머님께 이 글을 씁니다.

어머님께서 이 글을 받아 보실 때는

저는 이미 싸늘한 시체로 변해있겠지요.

사랑하는 어머니!

그동안 보살펴주시고 돌봐 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지금 제 마음이 이렇게 평온한 것은

믿음과 부활로 엉킨 희망이 아니겠는지요.

오늘은 제게 있어서 최대의 승리의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님처럼 나무 십자가 위에 달리는

극도의 고통을 겪는 것이 아니라

파렴치한 사형수가 죽음을 앞두고서

예수님의 죽으심을 좀더 가깝게 피부로 느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하늘 나라에서도 잊지 않고 기도 하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일찍이 하느님을 사랑했더라면 지금 같은 쓰아린

이런 가슴을 움켜쥐지는 않았겠지요.

지금 앞을 가릴 수 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죽음이 서러워서가 아니라 나로 인해 죽어간 피해자에게

용서를 청하는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뉘우침입니다.

어머니 너무 떨려 오네요.

부디 건강하시고 오래 오래 살으시어 좋은 일 많이 하시고

먼 훗날 하늘나라에서 만나기로 해요.

교도관이 눈짓을 하는군요.

이제 가야할 시간이 됐나 봅니다. 떨려 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신부님 수녀님 그리고 저를 돌봐주신 많은 어머님들

그리고 후원회원님들 편안히 계시다가 하늘 나라에서 만나요.

이제 기쁘게 떠나렵니다. 울지 않으렵니다.

부탁이 있습니다.

저를 천주교 동산에 꼭 묻어주시고 일년에 한 번 만이라도 찾아주세요.

이 펜을 놓으면 저는 바로 형장으로 가게됩니다.

부디 건강하세요.

사랑하는 어머님들 저의 마지막 큰절 받으세요.

어머니...............

 

권 베드로 올림

 

이 글은 1997. 12.30. 서울구치소

형장에서 죽어가는 순간에 적어 보낸 어느 사형수의 글입니다.

댓글 3

  • 2008년 12월 11일 오후 2:43

    아멘!!!!권 베드로 형제님은 예수님 품에 계십니다,,천주께 찬미!

  • 2008년 12월 13일 오전 11:23

    주님,한분의 회계 하도록 이끄심에 감사 드립니다.

  • 2008년 12월 14일 오전 1:19

    주님! 베드로 형제님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당신 오른편에 앉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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