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예수님!!
모임 이후 이마트에서 저녁에 수제비 해 먹는다고 밀가루를 산 다음 차로 돌아가면서부터 정말 억수로
비가 내렸습니다. 시원하게 내렸죠. 그렇게 비가 내리면 이렇게 빌어보곤 합니다.
"주여!! 제 마음에 있는 미움, 적대심, 상처 .. 이 모든걸 저 비에 씻겨 내려 주시길.."
금요일 성가대 연습 후에 있었던 모임에서 나온 말들과, 토요일 몇 가족이 모여 나눴던 대화,
그리고 오늘 모임에서도 받았던 것들 모두 연관이 되어 있네요. 지난번에는 이상희 요셉 신부님께
편지를 보냈다면 오늘은 형님, 누님들께 드립니다.
이제는 우리 앞으로 나가야 할 때입니다. 마음 속 깊이 자리잡고 있는 고통에서 벗어나야 할 때입니다.
신부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셨다는 것을 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신부님을 보내게 했던
우리가 고통 속에 계시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감히 느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여 우리 공동체가 나가야 할 방향은 저쪽과 싸워 이기는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이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신부님을 그렇게 밖에 보낼 수 밖에 없었던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했던 우리가 너무 한심스러웠습니다. 왜 그렇게 한심했을까 한숨만 절로 나왔었죠?
그렇게 우리를 자책만 하던 시간이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주저앉아 스스로만을 탓할 수 없습니다.
새로온 신자들은 이러한 역사를 알지 못합니다. 안다 하여도 왜 그렇게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처음에 여기 오면서 각오한 것이 있다면 이민자로서 2등 시민이 되는게 두렵지 않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갑자기 왠 2등 시민 하시겠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시각이죠.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정 지역 출신이라고 언제나 2등 시민 취급을 받고 살았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각을 부인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절대 그런 것은 없다고... 그렇지만 그런 대접을 받았던 사람은 그런 대접이 어떤 것인지 압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고통이 따른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죠.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새로 오신 분들은 절대 알지 못합니다. 형님, 누님들이 겪었던 그 고통의 시간을 절대 알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그런 고통만을 강조하며 우리 공동체를 이끌어 갈 수는 절대 없는 그런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감히 우리 스스로를 이겨서 평화를 가져올 방법으로 용서가 최선이라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저쪽 사람들의 평화를 위해서가 아닌 우리 스스로의 평화를 위해, 그리고 똑같은 역사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도 우리는 용서해야 합니다. 그런 결과를 내게 한 우리 스스로를 용서해야 하고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 그 사람들도 용서해야 합니다. 중국에 나라를 빼앗긴 티벳의 달라이 라마가 쓴 책
"용서"의 첫 장에 이렇게 쓰여 있더군요.
" 만일 나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상처를 준 사람에게
미움이나 나쁜 감정을 키워 나간다면,
내 자신의 마음의 평화만 깨어질 뿐이다.
하지만 내가 그를 용서한다면,
내 마음은 그 즉시 평화를 되찾을 것이다.
용서해야만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 " 고.
먼저 형님, 누님들께서는 스스로를 용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기도하실 때 그들을 용서할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기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할 아니 껴안아야 할 우리의 십자가를 기쁨의 눈물로 안고 내일을 맞았으면
좋겠습니다.우리 공동체가 해결해야 하는 많은 문제 중 내가 기꺼이 껴앉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언제나
긍정적으로 껴안았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형님, 누님 그리고 동상들이 모여 이 고통을 극복했던 자랑스러웠던 그 때를 기억하길 바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