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리
보고 싶어도 자주 볼 수 없는 아침바다는
사랑하는 여인과 닮았다.
그녀의 미소를 닮은 상큼한 햇살과
파도소리처럼 아리따운 목소리.
아이처럼 귀여운 그 웃음소리가
일상에 지쳐 흩어진 나를 몇 번이고 다시 조립한다.
한 줄기 햇살이 녹아든 아침 해변.
모래사장 그 사이로 함께 걸었던 달빛의 추억이
반짝반짝 소리를 낸다.
보헤미안 물고기의 슬픈 눈동자 속에는
어제 밤에 본 크리미널 마인즈 14편의 감동이 살아있다.
잿빛 어둠이 어렴풋이 남겨진 하늘가 아래
수평선 위로 그려진 님의 미소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나침반을 손에 든 방랑자는 어느새 숲속 길을 걷고 있다.
바다의 미련을 가슴에 묻은 채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숲속 요정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
팡고른숲 거인들의 안내에 따라 나는 천사가 된다.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갈대숲을 지나
오랜 기다림에 지친 백색의 간달프가 위용을 드러낼 때
나는 다시 그녀를 만난다.
눈이 부시다.
동쪽 신(神)의 보살핌에 반짝이는 피부를 가진 그녀는 무척 아름답다.
뱃고동 소리가 멀리 보이고 잔잔한 비늘을 드러내는
바다는 그렇게 그리움일 수밖에 없다.
아침바다는 내 여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