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나병환자(/1/13)

2005. 1. 10. 오후 2: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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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방송 오늘의 말씀

 

 

 연중 제1주간 목요일 (2005-01-13)
독서 : 히브 3,7-14 복음 : 마르 1,40-45

내 마음의 나병환자

그때에 나병환자 하나가 예수께 와서 무릎을 꿇고 애원하며 “선생님은 하고자만 하시면 저를 깨끗이 고쳐주실 수 있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예수께서 측은한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손을 갖다 대시며 “그렇게 해주겠다. 깨끗하게 되어라” 하시자 그는 곧 나병 증세가 사라지면서 깨끗이 나았다. 예수께서 그를 보내시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한 대로 예물을 드려 네가 깨끗해진 것을 그들에게 증명하여라” 하고 엄하게 이르셨다. 그러나 그는 물러가서 이 일을 널리 선전하며 퍼뜨렸기 때문에 그때부터 예수께서는 드러나게 동네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동네에서 떨어진 외딴 곳에 머물러 계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예수께 모여들었다.
(마르 1,40-­45)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예수님 시대의 나병환자들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이었다. 주거 지역도 격리되어 있었고 사람 취급도 받지 못했으며 그들의 병은 하늘이 내린 천벌이라고 여겼다. 모든 사람이 쳐다보기조차 꺼려하는 사람들이었다. 예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바로 그런 나병환자 하나를 측은하게 여기시며 손을 얹어 치유해 주셨다. 묵상을 하다 보니 나에게 나병환자는 누구일까? 이미 마음속에 자리잡은 사람이 있음을 본다.
프랑스의 나폴레옹 1세는 언젠가 유명한 천문학자 피에르 라플라스에게 천체도를 실제와 똑같이 그려오라고 명했다. 라플라스가 완성된 천체도를 황제에게 가져가자 나폴레옹이 물었다. “그런데 하느님은 어디에 계신가?” 과학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세상을 설명하는 데는 그런 가설이 필요 없습니다.”
라플라스의 그림에 하느님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나 역시 인생을 살아가는 데 그런 하느님은 필요가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결국 ‘믿음’의 문제다. ‘믿음’만이 하느님을 내 인생의 그림 속에 집어넣을 수 있고, 내 믿음의 크기가 하느님의 그림 크기를 결정할 것이다.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도 그것을 논리적으로 증명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증명이 안 되는 사실을 결단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믿음이 아닐까?
오늘 복음에서 나병환자는 어떤 증명이나 증거 없이 예수님이 구세주라고 결단을 내렸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의 존재를 열어 보였다. 그리고 치유의 기적을 체험했다. 하느님의 그림이 내 인생 그림에 더 많이 차지할 수 있도록 더욱더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향해 마음을 열고 믿음의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희수(희망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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