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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그간 살아온 모습을 돌아다보는 때입니다.
과연 얼마나 복음에 충실하고 기쁘게 살아왔는지 저 자신을 성찰해 봅니다.
이런 시간이 되면 눈바람과 추위 속에서도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서 있는 소나무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쏠립니다.
저 나무들에 비하면 저는 얼마나 자주 갈대처럼 흔들리고
눈앞의 어려움과 유혹에 굴복하며 자신의 안위만을 돌봤는지를
부끄럽게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가을의 짧은 휴가 때 가 본 경주 삼릉의 소나무들은
이 겨울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이른 새벽, 그 소나무 숲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장엄하고 마음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사실 언젠가 사진으로 본 그곳의 소나무 숲에 대한 잔상이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이 오랜만에 경주에 간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배병우 사진작가는 자신의 사진집에서 소나무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인내천’ 하면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의미가 아닌가?
그럼 사람과 하늘을 잇는 매개는 무엇인가? 나는 소나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한국인에게는. 그렇기에 나는 소나무에서
절대적인 정신성과 영혼의 모습을 본다.”
아마도 눈보라 속에서도 소나무가 보여 줄 ‘절대적인 정신성과 영혼’이란,
우리 신앙인에게는 주님의 길을 따르는 확고한 믿음이라 생각합니다.
아기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드러낼
‘반대받는 표징’이 되실 것이라고 오늘 시메온은 성모님께 예언합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말씀을 통해서,
양심의 소리를 통해서, 정의와 인권과 창조 질서가 위협받는 사건들을
통해서 우리의 ‘속마음’이 어떤지를 끊임없이 물으실 것입니다.
새해를 준비하며 주님의 길에 올곧게 응답하기를 결심하면서
주님께 그럴 은총을 주시기를 청합니다.
눈보라가 몰아쳐도 끄떡없이 서서 참으로 살아 있는
생명력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는 소나무가 어서 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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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 미사-
♬ 그 큰빛 주님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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