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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1독서에 나오는 다윗 임금은 우리에게 인간이 겪는
비참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욕망과 오만이 낳은 죄가 위대하고
고결했던 인물을 죄인의 자리라는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구약 성경이 증언하는 다윗의 삶은 마치 고대 그리스 비극을
비롯한 인류의 위대한 문학 작품들이 거듭 증언하고 있는
‘인간 조건’의 생생한 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조건이나 제약성을 말할 때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인간이 필멸의 존재라는 점, 인간의 삶이 우연성에 자주 좌우된다는 점,
인간이 세상사와의 관계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등입니다.
그러나 다윗의 이야기를 통해, 어쩌면 우리를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인간의 불완전성은 바로 죄를 짓는다는 사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평생 쌓아 온 덕망, 겨우 누리게 된 행복을 다른 사람의 탓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의 잘못으로 말미암아 일시에
잃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전율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자기 자신이 자신의 삶을 망치는 원수였다는 것을
깨닫는 진실의 순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더구나 성경은,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들과는 달리 다윗은 자신의
죄에 대한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을 준엄하게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인간의 죄가 불러일으킨 비참함의 심연에서
인간의 가장 큰 위대함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윗을 통해 알게 됩니다.
다윗은 끝없이 낮아져서 찢어지는 심정으로 자신의 죄를 고백합니다.
다윗의 무거운 죄가 그를 절망과 죽음으로 이끌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도, 또 영웅적 오만으로 혼자서 죄의 결과를
짊어지려고도 하지 않는 가운데 오직 자신이 보잘것없는
죄인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역설적으로 여기에서 인간의 가장 큰 위대함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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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 미사-
♬ Nada te turbe 두려워 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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