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설입니다. 언제나 마음을 넉넉하게 하는 명절입니다.
추운 날씨로 얼어붙은 마음도 조금씩 온기를 찾고,
어렵게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의 처지도 돌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신앙인으로서 설이 좋은 또 다른 이유는 연말연시의
바쁜 분위기에 휩쓸려 제대로 하지 못한
신앙생활의 다짐을 새로이 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한 해의 시작을 또다시 할 수 있는
선물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고 감사합니다.
새해의 신앙생활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다가
지난 가을의 사제 연례 피정을 지도하신
신부님의 말씀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신부님은 하느님 나라에 관한 표상들인
소금과 누룩의 공통점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그것은 선(善)을 이루고 난 뒤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사라질 줄 안다는 사실입니다.
소금은 맛깔스러운 젓갈을 가능하게 하지만
거기에서 더 이상 흰 소금의 형체를 볼 수 없습니다.
먹음직한 빵과 떡을 위해 사용된 누룩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자기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선 자체를 보는 것으로,
하느님 나라의 실현을 보는 것만으로
기뻐하는 신앙인의 모습은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요.
신학생 시절 어떤 책을 읽다가 꽃이 아니라 뿌리와 거름이 되어
주는 삶의 위대함에 대한 이야기에 사로잡힌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과 함께 꽃이 되어
느끼는 흐뭇함에 많이 젖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저에게 채찍을 가하는 게 있습니다.
이 명절에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남들을 기쁘게 하는 데서
큰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의 덕이 곳곳에 묻어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한 분들에게서 기운을 얻어, 보이지 않는 소금과 누룩과
거름의 삶을 배우는 것을 올해의 결심으로 삼아 봅니다. 교우님들도
넉넉한 명절을 보내시는 가운데 나름대로 좋은 결심을 하시기를 빕니다
|
-출처 매일 미사-
♬ 축복을 드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