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연중 30주간 수 루가 13, 22-30- 하늘가는 길
어제 하느님 나라에 대해 함께 나눠보았습니다.
오늘은 어제에 이어 하느님 나라에 가는 길은 어떤 길이며, 그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열쇠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함께 나눠볼까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으로만 끝나버리거나,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알고 있는 것을 행해야 하고, 조금씩 살아갈 수 있어야 참되게 아는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생 수도복을 만들고 초라한 옷가지를 수선하면서 보낸 수사가 있었습니다.
수도자가 죽음을 맞이할 순간이 되자 그는 형제들에게 부탁합니다.
‘가서 천국의 열쇠를 가져다주시오.’
‘헛소리까지 하다니, 안 됐어요... 천국의 열쇠라니요? 수도회 규칙을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군요. 아니면 묵주를 말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차라리 십자가를 가져다드립시다.’
하지만, 나이 든 수사는 그때마다 머리를 저었습니다.
마침내 원장이 그의 말을 알아듣고 수선실로 가서 작은 바늘을 가져와 임종하는 수사에게 건네주었습니다.
바늘을 건네받은 늙은 수사는 마치 옆 사람에게 말하듯 중얼거렸습니다.
‘우리 둘은 참 오랫동안 함께 일했구나. 둘이 함께 하느님의 뜻을 행하려고 노력했지. 그러니 이제 네가 내게 천국 문을 열어주어야지...’
말을 마친 수사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작은 바늘이야말로 수사에게 하루하루 천국을 열어준 천국의 열쇠였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수도자에게 있어 하느님 나라로 가는 길은.. 하느님 나라에 가기 위한 열쇠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평생 살아가며 행했던 바느질이라는 그 소임이 바로 하느님 나라에 가는 길이요, 하느님 나라의 열쇠였던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가는 길 또한 이와 같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살아가며 취미로 행하는 일이 아니라, 가끔 행하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지금 자신이 하는 그 일이.. 살아가는 그 삶이 바로 그 자신이 갈 수 있고, 또 가야만 하는 하느님 나라의 길이요, 열쇠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구원이 하느님 나라에 가는 것이라 할 때, 그 구원은 우리 삶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 아주 밀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구원의 문이라 할 수 있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 역시, 자신이 하는 그 일에... 그 직업에.. 그 소명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삶이 하느님 나라에 가는 길이라 할 때,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살면서 중요한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내가 지금 하느님 나라를 향해 걸어가고 있구나... 이 일이.. 이 소명이 바로 하느님 나라의 열쇠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삶이 지금 하느님 나라를 향해 걸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
이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감사와 기쁨이 아닐까 합니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 하더라도... 남을 도와주고, 많은 사랑을 실천한다 하더라도... 남에게 존경을 받는 사제요, 수도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살아가는 그 삶에 기쁨이 없다면, 삶을 통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릴 수 없다면, 그 삶은 하느님 나라에 가는 삶이 아니라, 지옥 가는 길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그 삶 자체가 바로 지옥처럼 느껴지는 삶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분명, 자신이 살아가기 위해서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든, 여러 과정, 이유에 의해 선택한 그 삶이.. 그 소명이... 후회가 아니라, ‘만약 다른 일을 한다면, 이 보다 더 기쁘고 더 행복할 수 있을 텐데... 적어도 이 고통, 이 괴로움은 없었을 텐데...’ 라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것으로도 살수 없고, 바꿀 수 없는 기쁨을 느끼게 된다면, 그 기쁨은 바로 하느님 나라에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을 미리 느끼는 것입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된다면, 그 감사는, 바로 하느님 나라에서 하느님께 드릴 수 있는 감사를 미리 드리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가는 길어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하느님 나라의 열쇠인 기쁨과 감사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더욱더 많이 기도하며 예수님께 매달리고, 더욱 더 자주 자신의 마음을 비워내야만 기쁨과 감사를 계속 지닐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제가 많은 허물이 있지만,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이 소명에 늘 감사하며 기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여러분의 삶과 주어진 역할에 기뻐하며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삶이되시길 기도드립니다. 아멘
※다음까페 - 가톨릭 교리반에서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