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 승부
청주교구 신성근 야고보 신부(안림동 성당)
신학생 시절
방학이 되면 늘 형님 본당에서 지내곤 하였는데
그 해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신자 한 분이 오셔서 이웃에 사는 교우가 마귀가 들린 것 같으니 기도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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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마귀가 들린 현상도 뚜렷하지 않다.
해서 성당에 들어가서 기도하자고 하니
거부를 한다.
그리고 성물을 보면 눈을 가리고 몸을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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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관으로 모시고 와
형제가 힘을 합하여 기도를 시작하였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니 네 이름이 무엇이냐?”
그 신자 입에서는
“내 이름은 ‘genius loci'다.”
이 신자분이 라틴말을 배운 적이 없을 텐데.......
부랴부랴 라틴말 사전을 찾아보니 ‘터줏대감’이다.
“너희들 신앙 가지고는 나를 쫓아내지 못한다.”하며 자존심까지 건드린다.
그래도 명색이 사제이고 신학생인데 질수야 없지........
마귀와 한 판 승부가 벌어진다.
땀이 비 오듯 하고 몸의 기가 빠져 나간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승부가 갈린다.
그 아주머니는 흰 거품을 물고 혼절(마르9,20참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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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야 얼마든지 오거라.
하기야 신앙을 흔들리게 하는 것이 비단 마귀뿐이랴.........
신앙이 바위 같지 않으면 우리 주변이 온통 유혹거리다.
늘 깨어 있을 일이다.(마태24,42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