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가을

2013. 9. 8. 오후 5: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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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가을

 

         걸풍/김형풍

 

   

밤 잠 설치던 한 여름 밤

애 꿎게 혹사 당하던 선풍기

열 받은 모타는 미지근한 바람만

뿜어 댔었지,

 

이제는 기다리던

선선한 가을이 다가 왔으니

고마웠던 서민의 선풍기

내년 여름을 기약期約하고

잘 닦아 모셔야겠다

 

땀기 하나 없이

뽀송뽀송한 느낌으로

밤 잠을 편히 잘 수가 있어

너무 너무 기분이 상쾌 하다

 

영양가 쏟아지는 가을 햇 살을

흠뻑 빨아 들이며 고개 숙인 벼 이삭들이 

황금 들판으로 영글어 가기 위해

초 가을 바람을 끌어 안고

사각 사각 속삭이며 즐기고 있다

 

늦 가을 풍요로운 결실과

황홀한 단풍도 좋지만

겨울로 넘어 가는 이별이 있어

더위에 지친 피로를 시원하게 풀어 주는,

막 찾아 온 초 가을이

나는 더 좋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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