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발자욱

2011. 1. 5. 오후 2: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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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발자욱

 

 

 

 

 

 

눈 발자욱

 

  걸 풍 / 암브로시오

 

 

 

눈 덮힌 새 하얀 길을

누군가가

검고 흰

 

발자욱을 남기며

걸어 갔습니다.

 

어렸을 적에

눈이 내리면

밖으로 뛰어 나가

하얀 눈길에

소박하고

건강한

발자욱을

숱하게 남기고

눈 싸움을 하며

딩굴던 생각이

아련히 떠 오릅니다.

 

하얀 눈은

발자욱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검은 발자욱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지저분한 것들을 덮어버려

깨끗하게도 해 주는

요술쟁이 같습니다.

 

 

하얀 눈 위에

아무런 사연 없는

발자욱들이

여기 저기

무질서하게

널려 있습니다.

 

그 옛날에는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눈 발자욱을 남겼었는데

근래에는

그런 의미 있는

현인의

눈 발자욱은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눈 덮힌 새 하얀 길을

누군가가

아무런 의미 없는

발자욱을 남기며

걸어 갔습니다.

 

그 발자욱 따라

나도 한참을

걸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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