夢 中 雪 岳 山 行 記 제3부의 2 - 설악동

2005. 11. 11. 오후 8:37:25

글자

2. 설악동

2-1. 희운각

 

 정신을 차린 나는 주위를 다시 둘러보았습니다. 일행들은 모두 중청 대피소 모여 돗자리를 깔고 앉아 무엇인가를 베낭 속에서 자꾸자꾸 꺼내 바닥에 내려 놓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바가 베낭 속에서 가스 바나를 꺼내더니 그 위에

 

철판을 얹고 삼겹살을 굽는 것이었습니다. 그 냄새는 삽시간에 저에게로 와서 속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비운 저를 말할 수 없는 고통의 경지로 이끌었습니다. 이런 저의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 바는 삼겹살을 양념 된장에 꾹 찍고서는 상추에 듬뿍

 

싸서 한 손에 들고 소주를 한 잔 쭈우욱 소리 나게 마신 다음 삼겹살 상추쌈을 자신의 입에 꾸역꾸역(?) 집어 넣고는 맛있게 먹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한 바가 미웠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한 바에게 준 초콜렛이 얼마나 많은데 저 의리라고는

 

참새 발바닥에 낀 삼겹살만치도 없는 한 바라고 원망을 하였습니다. 그런 원망을 함과 동시에 저는 몸을 날렸습니다. 한 바의 곁으로 순식간에 다가 서서 두 번째 상추쌈을 막 자신의 입에 넣으려는 것을 낚아챔과 거의 동시에 한 바의 또 다른 손에

 

들려 있는 소주 잔도 마저 낚아 채 곧 바로 저의 입에 털어 넣었습니다.  곧 이어 빈 속을 타고 흐르는 짜릿함의 쾌감으로 몸을 부들 들 떨면서 입으로는 "캬아!" 하고 탄성을 읊으며 여유롭게 상추에 잘 싸여진 삼겹살을 입에 넣고 맛있게 우물거리며

 

먹었습니다. 저의 이런 일련의 행동을 넋을 잃고 물끄러미 바라보던 한 바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엇! 핫 바 형, 어디 있다 이제 나타났어? 얼마나 찾은 줄 알아? 도대체 어디서 뭐하다 온 거야? 다른 사람들도 형 찾다가 도저히 참다 못해

 

이제 막 식사를 하려고 하던 참이야! 아무튼 별일 없는 것 보니 다행이다. 참나! 아무튼 혼자 내버려 두면 꼭 이렇게 말썽을 피운다니까" 라며 질책 반 반가움 반의 잔소리를 해 대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몹시 배가 고픈지 아무도 저를 아는

 

 척 하지 않고 오로지 삼겹살과 소주만 먹고 마시고 있었습니다. 특히, '햇 바 형님 그러시면 서운합니다. 많은 일행 중에 오로지 혼자만이 나에게 관심을 나타낸 한 바가 왠지 더 사랑스럽고 고맙기도 하고 조금 전 한 바를 원망한 제 자신이

 

부끄러워서 잠시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그러나 저 자신도 저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사람들을 원망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도 남을 원망할 틈 없이 배고픔을 먼저 해결해야겠기에 오로지 먹고 마시는 데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으니까요! 한 참 후

 

모두들 배불리 먹고 마신 다음에야 회장님께서 제일 먼저 저를 발견하고는 "어! 핫 바 왔어" 하시고는 다른 말씀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햇 바 형님과 쇼 바 자매님 그리고 우렁이가 똑 같은 말을 한 번씩 되풀이 할 뿐 다른 말씀들을 일체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아까부터 세레나 자매님이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다른 일행들은 세레나 자매님에 대한 아무런 말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세레나 자매님은 어디 가셨나요?" 하고 물었더니 한 바가 "응! 세레나

 

자매님은 집에 무슨 일이 있어서 먼저 가셨어"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저는 ('아니, 여기가 무슨 동네 뒷 산인가? 집에 무슨 일이 있다고 먼저 가게) 하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다시 "아니, 어떻게 갔는데?" 하자 다시 한 바가 "응!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더니

 

전용 비행기가 와서 그거 타고 먼저 갔어"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바의 말을 듣자 '아니 나는 내일 영세식 때 대부를 서야 하는데 나도 그걸 타고 먼저 집에 갈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어! 나는 집에서 자고 있었는데 왜

 

설악산에 와 있는 거지? 희한하네' 도무지 뭔가 뭔지를 잘 몰라서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하산 준비를 하고 있는데 우렁이가 "핫 바 아저씨! 지난 번에 초콜렛 맛있게 먹었어요! 고맙습니다. 여기 초콜렛이요". 하며 아주 큰 초콜렛을 저에게

 

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배도 부르고 해서 "우렁아! 이따가 배 고프면 너 먹어. 아저씨는 괜찮아" 하고 사양하였습니다. 때를 놓치지 않고 한 바가 "형! 먹기 싫으면 나 주라" 하면서 우렁이 손과 내 손을 왔다갔다 하는 초콜렛을 낚아 채 가버렸습니다. '에이구 먹 鬼 한 바'!

 

 

 수 많은 인파로 인해 하산 길은 마치 滿員 전철에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제대로 발을 움직일 수 없는 지하철 계단과도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베낭을 메고 줄을 서서 내려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애처롭게 보이기까지 하였습니다. 이렇게

 

내려가다가 약속 된 시간에 설악동에 도착 할 수 있을 지 슬며시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하여 한 바 그리고 햇 바 형님은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여야 약속된 시간에 버스가 기다리는 곳<설악동>에 도착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잠시 회의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삼 바 <햇 바, 핫 바, 한 바 = 삼 바> 는 이마를 맞대고 진지한 논의를 하였습니다. 한 바는 "걸어 가면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굴러 가는 게 어때요?" 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함과 동시에 햇 바 형님에게 뒷 통수를 한 대

 

얻어 맞았습니다. '맞아도 싸다' 괜한 소리를 했다가 뒤통수를 얻어 맞은 한 바는 이내 삐쳐서 홀연히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홀연히 사라진 한 바의 안위가 걱정되어서 저는 한 바를 찾으러 나섰습니다. 햇 바 형님도 자신의 행동이

 

지나쳤다는 것을 알고는 "한 바야! 돌아와! 행님이 잘못했어" 라고 한 바를 부르며 저와 다른 방향으로 한 바를 찾으러 길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삼 바는 뿔뿔이 흩어져 버렸습니다. 한편 갑자기 사라져 버린 삼 바의 행동에 어처구니 없어 하시며 그들이

 

곧 돌아올 것이라 믿고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회장님의 기대와는 달리 삼 바는 한 참을 기다려도 돌아 오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그들의 행동에 노여워지신 회장님께서 "삼바는 춤추러 브라질 갔나 보다. 쇼바 자매님! 우리끼리 그냥 내려

 

갑시다." 기다림에 지친 쇼 바 자매님도 자신의 가족(?)과도 같은 삼 바<같은 바 클럽 소속>를 두고 가려니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어쩔 수 없이 회장님의 말씀을 듣기로 하고 베낭을 단단히 조이며 우렁이와 같이 하산 길을 재촉하였습니다. 이제 하산 길에는 회장님과 쇼바 자매님과 우렁이만 남게 되었습니다.

 

 

 희운각으로 내려 가는 길에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많은지? 사람 구경하러 왔는지 단풍 구경하러 왔는지 구분을 할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은 모두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사는 사람들이기에 이 새벽에 여기서 줄을 서서 산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요? 이 많은 사람들이 과연 산을 좋아하기는 하는 사람들인가요? 아니면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친구 따라 설악산에 온 것일까요? 이런 생각들 때문에 은근히 짜증이 나려고 하는데 설상가상 더욱 짜증나는 일이 길 목을 막고

 

있었습니다. 어느 몰지각하고 형편없이 못 생긴 사내가 새벽 술을 과하게 마셨는지 좁은 길 목 중간에 서서 술 냄새를 풍기면서 알아 들을 수도 없는 술 주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내를 지나치는 사람들마다 짜증을 부리며 옆으로 좀 비켜서라고

 

야단을 쳤지만 그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큰 소리로 시끄럽게 횡설수설 하는 것이었습니다. 술 취해 주정부리는 그 사내를 본 우렁이는 지금까지 길이 막힌 원인이 그 주정뱅이 사내였다고 생각을 했던지 그 사내에게 참고 참았던 짜증을

 

폭발 시켰습니다. "아저씨! 길 한 쪽으로 좀 비켜나세요. 아저씨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길이 막혀 고생하는지 알아요? 네" 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주정뱅이는 초등학생의 당돌하기까지 한 당당함에 은근히 풀이 죽었는지 길 한

 

편으로 물러섰습니다. 그리고 조금 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그 주정뱅이의 아내로 보이는 여자는 주정뱅이에게 온갖 심한 말들을 하였습니다. 그 여자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안고 자신의 남편에게 할 말 못 할 말을 따발총같이

 

퍼부어 댔습니다. 게다가 그 여자의 목소리는 쇠 갈라지는 소리를 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양손으로 귀를 막은 채 서둘러 그 자리를 벗어 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 때문에 그도 여의치가 않아 공연히 한 숨만 내 쉬며 자신의

 

팔자를 탓하였습니다. 차라리 그 남자의 술 주정이 그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끼리끼리 산다더니 정말! 으이구 산행의 목적이 육체적 건강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수려한 자연 경치와 신비함의 이치를 보고 느낌으로서 영적인 건강을 성장 시키는

 

목적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늘 이 산행에서는 그런 목적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목적을 이루는 것은 둘 째 치고라도 짜증이나 내지 않게 되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안 그래도 발을

 

다쳐서 불편하게 걸으면서도 잘 참아 내던 우렁이가 그 주정뱅이 사내와 악다구니 여자를 만난 이후부터 짜증을 부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엄마! 다리 아퍼, 좀 쉬었다 가면 안 되" 하며 인상을 쓰며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회장님과 쇼바 자매님도

 

힘들긴 마찬 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약속 된 시간에 버스를 타는 곳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쉴 수가 없었습니다. 계속 투정을 부리는 우렁이와 쪼로록 거리는 배와 욱씬거리는 발 그리고 저려오는 팔 들을 달래가면서 하염없이 하산 길을 재촉한 결과 드디어 희운각에 도착할 수가 있었습니다.

댓글 4

  • 2005년 11월 12일 오전 7:37

    핫바님 너무 뜸 드려서 열기가 식었네, 이를 어쩌나요.......조금만 빨리 끝내시지.....ㅉㅉㅉㅉ

  • 2005년 11월 12일 오후 6:30

    설악산도 다녀오셨군요... 좀더

  • 2005년 11월 12일 오후 6:33

    (계속...) 빨리 가입 했더라면 나도 갈 수 있었을 텐데 다음엔 같이 갑시다.

  • 2005년 11월 12일 오후 6:33

    좀 더 재미나게 쓰려고 하는 데 잘 안되네요. 저의 한계라서

―‥ 산 행 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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