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없는 인생을 위하여/민병섭 신부

2013. 11. 5. 오전 10:17:39

글자

비행기가 이륙 후 어느 지점에 다다르면 이제는 연료가 부족해 출발지로 돌아가려야 돌아갈 수 없는 지점을 지나게 됩니다.

이것을 귀환 불능 지점이라고 합니다.

인생이라는 등정에서도 어느 곳이 귀환 불능 지점인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생의 시계추는 한 바퀴 돌아가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시계바늘이 아니라

흐르는 강물처럼 지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시간 위를 지나고 있습니다.

한번 가면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기에 위령성월을 지내는 지금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하여

겸손하게 우리 자신을 반성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만 추한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금권이나 권력에 취해 있는 사람, 이기적인 욕심에 사로잡혀 이웃들의 아픔을 생각하지 못하고 혼자 날뛰는 사람,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쉽게 이웃들을 판단과 몰아대는 사람 등은 술에 취한 사람보다 더 추하고 더 악취를 풍기는 법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자기반성은 주님 말씀의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추한 몰골을 깨닫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반성은 자기 성찰을 넘어 열정의 회복과 거룩한 꿈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모세의 120년 인생을 살펴보십시오. 그는 처음 40년을 자신이 대단한 존재라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 다음 40년은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임을 깨달으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40년은 하느님께서 쓸모없는 자신의 존재조차도 사용하신다는 것을 발견하였던 삶이었습니다.

모세는 화려했던 왕궁의 겉옷 속에 감춰진 초라한 자신의 몰골을 보는 진정한 자기반성을 경험하였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모세의 위대함은 겸손한 자기반성을 넘어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열정의 회복과 거룩한 꿈의 실현에 있었습니다.

 

전례력으로 마지막 달이며 위령성월을 지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자기반성을 넘어 모세처럼 열정을 회복하고 거룩한 꿈을 다시 붙잡는데 있는 것입니다.

한 주간 우리 자신의 모습을 주님 안에서 다시 한 번 바라보면서, 참으로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

이기적인 욕심에서 벗어나 이웃에게 진정한 사랑을 베풀면서

주님께서 우리의 삶에 함께 하심을 느끼는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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