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1,29-32
그때에 군중이 점점 더 모여들자 예수님께서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 사람들과 함께 되살아나 이 세대 사람들을 단죄할 것이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 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 | |
오늘 독서 말씀은 요나 예언자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데, 요나와 관련하여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성당에 다니는 초등부 학생이 ‘요나와 큰 물고기’라는 그림책을 가슴에 안고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비신자인 동네 슈퍼마켓의 아줌마가 그 아이에게 장난을 치고 싶어 짓궂은 질문을 했습니다. “너는 요나와 큰 물고기 이야기를 진실이라고 믿느냐?” 그러자 어린이가 대답합니다. “물론이지요. 성경에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이고 오늘 성당 주일학교에서 배운 내용인 걸요?” 아주머니는 더 어려운 질문을 했습니다. “얘야, 너는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서 3일 밤낮을 살다가 살아난 이야기가 진실임을 증명할 수 있느냐?” 잠시 생각하던 초등부 학생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천국에 가면 요나 아저씨에게 물어볼게요.” 비신자 아주머니는 더 어려운 질문을 던집니다. “요나가 만일 천국에 없고 지옥에 갔으면 어떻게 할래?” 학생은 즉시 대답했습니다. “그러면 아줌마가 물어보세요.”....... 나는 천국에 가서 물어 볼테니 아주머니는 지옥에 가서 물어보라는 말이었습니다. 주님께 대한 믿음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시각적이고 감각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믿지 않는 현대의 사람에게는 우리가 믿음의 삶을 사는 것이 우선되는 방법이라 여겨집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에 나오는 니네베 사람들을 좀 더 살펴보면... 이들과 이스라엘 사람들은 적대국입니다. 그것도 당시에 가장 강력한 나라 아시리아의 수도 사람들이 바로 니네베 사람들이었습니다. 성경에서 “힘이 있다”는 말은 그만큼 피를 많이 흘렸다는 말과 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니네베 사람들 역시 무고한 사람들의 피를 많이 흘렸습니다. 힘 있는 나라로서 약한 나라에 대해 아량도 없이 전쟁을 치르면 그렇게도 잔인했고, 이기게 되면 패자들을 악독하게 다루었습니다. 한편 이와 동시대를 사는 ‘요나’라는 사람은 평범한 이스라엘 사람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이라면 다 그렇듯이 율법을 소중히 여기며 하느님의 의를 지키는 사람이 옳은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니네베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적대국이면서 또한 타 민족들에게 못할 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니까 마땅히 ‘이에는 이로’라는 당시의 복수 형태에 따라 니네베 사람들이 행한 대로 하느님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니네베 사람들이 다른 이들에게 고통을 가했던 것처럼 그들도 고통을 받아야 하는 것이 하느님의 정의를 이루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느님께서는 요나에게 니네베로 가서 여러분들이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선포하라고 명을 하십니다. 이런 경우라면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요나 역시 다른 데는 다 가더라도 니네베에는 가기 싫다고 합니다. 극단적인 결과로 만일 그 심판의 말씀을 듣고 니네베 사람들이 회개라도 하면 큰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하느님께서 내리시려던 심판을 거두실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명령을 피하려고 다른 길로 가다가 고래 뱃속에도 머물고 하는 등등의 갖은 사연 끝에 하느님께 순종하여 마지못해 말씀을 선포합니다. 그런데 그 효과는 대단했습니다. 하느님의 심판이 선포되자 그 도시의 모든 사람들이 회개합니다. 심지어 왕까지도 회개를 상징하는 옷을 입습니다. 그 결과 니네베는 요나가 전했던 대로 심판을 받아 멸망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구원을 받습니다. 하느님의 선하심이 끝내는 악을 선으로 바꾸어 놓으십니다. 모든 이가 구원되기를 바라는 마음, 바로 크신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하느님께 힘껏 부르짖는 사람을 당신께서는 결코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그들이 하느님을 믿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러합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자녀인 우리들이 회개의 발걸음을 걸어가고 주님께로 향하는 마음을 늘 지니고 살기를 노력한다면 우리를 얼마나 사랑스럽고 어여삐 여기시겠습니까?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