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28.수/들음 - 이정호 신부님

2007. 2. 28. 오전 9: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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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28.수

 

루카 복음 11장 29-32절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들음     이정호신부
통계에 보면 남자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7천 단어를 이야기하고 여자들은
3만 단어를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여자들이 말하기에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가 봅니다. 말의 양만이 아니라 어떻게 말하는지도 다르다고 합니다.
남자들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데 비해 여자들은 설명하고 묘사하는 어휘를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워합니다.
사실 모든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말하고 듣는 것 같습니다. 내가 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때 실망하고 분노하고 외면합니다. 내가 알아들을 수 없을
때 거짓이라 여기고 무시하며 한편으로 밀쳐둡니다. 그러나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알아듣고 싶어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더욱
그러합니다. 복음은 우리에게 남다른 길을 요구합니다. 내가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 좀 더 다른 방식으로 나아가도록 요구합니다. 낯선 방식이
두렵고 불안하여 우리는 알아듣기 어렵다고 외면합니다. 그래서 뚜렷한 표징을
요구하며 말씀을 뒷받침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말씀을 들었고
마음 안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두려움이 말씀을 가로막지
않도록 용기를 냅시다. 믿음은 두려움을 이깁니다.
 기뻐한다면
내 핸드백에는 항상 비상 간식(?)이라는 것이 들어 있다. 비상 간식이라야
알사탕이나 초콜릿이 고작이지만 이것은 또한 비상약이라고도 할 만큼 내겐
아주 중요한 간식이다. 외출 중에 식사 때를 넘기거나 거를 때 어김없이
찾아오는 현기증, 멀미에 요긴하게 쓰이는 데다 소화불량에도 아주 효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탕을 보거나 초콜릿을 보면 남이 한두 개 집을 때 나는
한 주먹 가량의 분량을 집는데 그렇다고 해서 전부 내가 먹는 것은 아니다.
택시를 타고 내릴 때 기사님에게 “졸음 올 때 드세요” 하고 택시비와 함께
건넨다든가, 지하철 안에서 우는 아이에게 “사탕 줄까?” 하며 인심을 쓰기도 한다.
누구는 내게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어쩜 그렇게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선뜻
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 나 역시 왜 그런 행동이 나오는 것인지 한번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버지. 아버지는 항상 남에게 무언가 주면서 상대가
기뻐하는 모습에 행복해하셨다. 아버지의 퍼주기 좋아하는 성격은
할머니에게서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고 남편의 그런 성격 때문에 대신
자신이 꼼쟁이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엄마는 불평하시곤 하셨다.
어릴 적엔 나도 아버지의 남주기 좋아하는 성향 때문에 우리 집이 부자가
못 된다고 엄마 편을 들었지만 이상하게 커가면서는 아버지의 그런 모습이 좋다. 어제는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다음 주가 아버지 생신인데, 선물은 좋아하실
것 같지 않고, 대신 이웃과 나눠드시게 떡이랑 음식을 좀 해서 가져갈 계획이다.”

김사비나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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