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 : 헨리 나웬
출 판 사 : 바오로 딸
역 자 : 성찬성
이 책은 저자가 트라피스트 수도원인 제네시에서 7개월동안
그곳 수사들과 함께 더불어 지내며
하루 하루의 일과와 그날의 묵상거리들을 기록한 책입니다.
그날 그날의 생각들을 기록했으므로 쭉 이어서 읽지 않아도 되었기에
심심할 때, 잠들기 전에, 밥먹을때 혹은 화장실에 들어갈 때
무작위의 어느날의 하루를 그 분과 더불어 경험하곤했습니다.
그러기에 반복해서 읽게도 되고 또 그러기에 같은 내용을
생각을 달리해서 읽기도 하구요.
읽으며 영성적으로 충만한 삶을 사시는 사제이면서 교수, 저술가인
이분도 우리와 똑같은 고민속에서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을 걷고있구나, 사뭇 반갑기도했습니다.
빵공장에서의 사소한 비판들로 짜증내며 적대적 감정들이 폭발하고..
일요일 제단앞에 꽃다발 대신 밀짚단이 놓여진것에 감명을 받고...
들보에 망치로 못을 박느라 고생하며 성당을 짓기도하고..
우체통에서 꺼내지는 적은 양의 우편물로 세상에서의 소외감을 느끼고..
그러면서 또 깨달아지고..
교수로서 저술가로서 사제로서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려는
묘한 욕망을 성찰하고..
이렇게 7개월간의 생활이 이 책에 녹아있습니다.
이런 일상사와 더불어 제게 더 크게 다가 온것은 맺음말이었습니다.
간략히(사실은 다 옮기고 싶었어요) 옮겨 적으며 이 책을 소개합니다.
렉디후 혹은 피정후의 소감일수도 있겠습니다.
내가 제네시 일기의 마지막 부분을 쓴 지 반년이 지났다.
7개월의 기록을 다시 읽으며 아름다웠던 추억과 현재의 내 마음과
정신상태를 대면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쩌면 모든 것 가운데 가장 은밀하고 심각한 망상은
7개월간의 수도원생활을 마치고나면 사람이 달라져서 한결 원만하고,
한결 고결하고 한결 영적이며, 한결 자비롭고, 한결 온유하며
한결 쾌활하고 한결 이해력있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들, 결실들은 어느것 하나 실현되지 못했다.
그리고 평생을 트라피스트 수도자로 지내도
결코 성공하지 못했으리라 알고있다.
왜냐하면 수도원이란 문제점들을 해결해주기 위해 생긴 것이 아니라
문제점들을 안은 상태로 주님을 찬미하기 위해서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코 하느님은 7개월의 수도원 생활에 조금도 감동받지 않으셨으며
그 사실을 알리시는데에도 결코 오래 지체하지 않으셨다.
그렇다면 나는 대체 무슨 이유로 그곳에 간걸까?
왜 하필이면 그곳으로 갔는가?
어쩌면 내 인생의 주기가 다 끝날 때 까지도 온전히 알수 없을 것이다.
다만 내가 지금 할수있는 말은 내가 아주 소중한 추억을 갖게 되었고
그것은 내가 하는 일이나 하려고 계획하는 일들 전체 생활 속에서
목격했던 하느님의 인자로우심에 대한 희미한 형상과 내성,
가장 고요한 시간에 나를 스치던 부드러운 실바람들을
되새기지 않고는 살수 없게 되었다는것이다.
이 추억은 항상 그 자리에 남아 거짓된 꿈들을 내몰고
올바른 방향들을 가르쳐줄 것이다.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이 다볼산에서 광채속에서 묻혀 계시는
주님을 목격했을때 그들은 잠에 취해 몽롱했지만
그 추억은 후에 시련을 겪을때 희망의 샘이 되어주었다.
그 체험에서 얻어지는 새로운 힘은 골짜기에서, 게쎄마니 동산에서
그리고 인생의 긴 어둠의 밤에서 나를 지켜주기에 충분할것이다.
지금 내가 “거울에 비추어보듯이 희미하게 보지만”
어느 날인가에는 ”얼굴을 맞대고 볼“것이라는 사실을
내가 끊임없이 되새기기에는 제네시 수도원의 7개월이
실로 충분할 수 있을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