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시대에 대한 망각

2012. 6. 2. 오후 10:13:59

글자

한 국가를 책임진 대통령은 절대로 사사로운 정에 휘둘리면 안 된다는 것은 초등생도 아는 상식이다.
대통령은 냉정해야 하고 때로는 냉혹한 결정도 내려야 하며 그래서 고통스럽고 외로운 사람이라 하지 않는가?
그런데 노무현은 재임 시 부인의 비리를 비난하는 국민에게 '그럼 부인을 버리란 말이냐?' 라고 했다.
그 말 한마디에 많은 젊은이들이 거의 미치도록 열광했지만 그건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어리석은 행위였다.

문제의 본질은 영부인도 죄를 지으면 처벌받아야 하는 데 있고 부인을 버리고 아니고는 노무현 개인의 일이며
남편의 권력을 이용해 비리를 저지른 부인이 영부인 자격이 없음을 노무현이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오직 하나 대통령직에서 하야하거나 부인을 버려야 하는데 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았다.
그러한 욕심이 결국 그를 빼도 박을 수도 없는 궁지로 몰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아닌가?


요즘 노무현 가족에 대한 비리 문제가 다시 언론에 거론되고 있다.
이명박은 잘못한 일이 너무 많아 일일이 말하기 어렵지만 나는 노무현과 그의 가족들 비리에 대한 수사를
중단한 것이 가장 잘못한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노무현과 가족들의 비리가 은폐되어 노무현이 아무런 잘못 없는데 억울하여 자살한 사람이 되었고
그의 추종 세력들이 현 정권이 노무현을 죽게 했다며 사사건건 국정을 어렵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래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의 글을 보면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억지이고 생떼인지 알 수 있다.

지난 2월20일자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의 칼럼 '노무현 시대에 대한 망각' 에서
노무현의 자살에 대한 본질 그리고 친노 세력들의 재기가 지니고 있는 위험성과 위선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리고 나는 메이저 언론이 그 정도로 그 문제의 핵심을 논한 일이 그동안 한번도 없었고 처음으로 알고 있다.

김 위원은 그 칼럼에서
"노무현 사람들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시대는 그렇게 떳떳한 시절이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주례를 섰던 친노인사끼리의 호화로운 혼사에 대해 언급한 후 이렇게 말했다.


<몇 달 후 비극이 시작됐다. 노무현의 또 다른 후원자 박연차 회장이 등장한 것이다.
박연차라는 야수(野獸)는 대통령의 형을 삼키고 부인을 해치더니 급기야 대통령을 쓰러뜨렸다.
노 전 대통령이 투신 자살한 1차적인 동기는 부인 권양숙 여사의 비리였다.

문재인 전 비서실장에 따르면 노무현은 부인이 박연차에게서 거액을 받은 것을 알고 크게 격노했다고 한다.
전 대통령들의 비리를 비판해온 그로서는 부인의 비리가 상상할 수 없는 충격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검찰이 부인의 비리를 자신이 주도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니까 억울함을 말하려고 뛰어내린 것이다.>


<한명숙 전 총리는 노무현의 장례식에서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하면서 울먹였다.
노무현을 누구로부터 지키지 못했다는 것인가? 권양숙 여사인가? 아니면 검찰인가?
물론 검찰의 책임도 적은 건 아니지만 전직 국가원수를 사지로 안내한 것은 누구보다도 부인의 책임이다.
그래서 노무현의 자살은 정치보복이 아니라 부부 신뢰관계의 희생양이었던 것이다.>


이 같이 말한 김진 논설위원은 그렇게 판단하게 된 근거에 대해
노무현 국민장 직후 2009년 6월1일자 한겨레의 문재인 인터뷰 기사는 솔직한 고백이었다며 그 내용을 말했다.

<대통령에게 큰 실수를 하게 된 권 여사님은 우리들에게 너무 면목없어 했습니다.
우리가 사건을 파악하기 위해 논의하는 자리라 어쩔 수 없이 동석하셨지만
그게 아니면 대통령과 같은 공간에 있기를 피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권 여사에게) 우리가 보는 앞에서는 큰소리를 한 번도 안 치셨습니다.
나는 그게 이상하게 보였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정 비서관이 받았다는 3억원과 100만 달러의 성격을 제대로 몰랐습니다.
그 돈이 그냥 빚 갚는 데 쓰인 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미국에 집 사는 데 쓰인 것을 알고
충격이 굉장히 크셨습니다.

그런데도 홈페이지에는 검찰수사를 정치적 음모라 하면서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비호하는 글들이 올라오니까
"그건 아니다.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김 위원은 그렇게 말하면서
"2009년 봄 검찰수사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면 노무현씨가 '나는 모르는 일이다' 라는 모르쇠 전술로 나가다가
검찰의 확실한 증거에 의한 수사로 점점 막다른 코너로 몰려가는 노무현씨 모습이 눈에 선하다.
연합뉴스는 “노 전 대통령이 거듭 '몰랐다'고 배수진을 쳐도 박연차에게 거액을 받은 정황이 드러날 때마다
도덕적 타격을 피할 수 없고 똑 같은 해명만 반복하면 신빙성도 의심받을 수 있다” 고 했다.

연합뉴스는 100만 달러 의혹이 불거진 4월 초
 "노 전 대통령은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권양숙 여사를 '집'이라 지칭하며
자신이 모르게 권 여사가 빚을 갚으려고 받은 돈이라고 해명" 했다고 했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렇게 말한다는 것이 참 부끄럽고 구차하다”고 하면서 민망함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몰랐다'는 주장을 번복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에 대해 당시의 한 수사 관계자는 노무현씨의 '나는 몰랐다'고 한 주장이 검찰 수사로 거짓말로 드러났지만
그가 자살한 뒤 친노세력들은 그를 희생양으로 윤색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씨가 그랬듯이 권 여사에게 책임을 전가하여 노무현씨의 무고함을 부각시키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수사 관계자는 청와대 식사 자리에서 권 여사가 박연차 회장에게 '아이들 집' 마련 운운했을 때
노무현 당시 대통령도 곁에서 듣고 있었고 나중에 박연차 회장에게 '고맙다'는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 때문에 '노무현 자살의 1차적인 책임자는 권양숙씨'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 말은 노무현씨가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만큼 검찰에서 '모든 건 내 책임이다'라고 말했어야 했다며
끝까지 '나는 몰랐다. 집사람 책임이다'라고 거짓말 하다가 스스로 퇴로를 끊어버렸다는 뜻이다.
당시 중앙수사부장으로 노무현 비리관련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변호사도 그와 똑 같은 말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에 나와 미국에서 집을 산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바로 그날 오후 5시경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가 미국 뉴저지에서 호화아파트를 구입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미국 당국의 조회 결과가 한국 검찰에 도착했다”고 했다.

그 역시 처음부터 진실을 알고 있던 노무현씨는 검찰에서도 사실과 다른 거짓진술로 일관했음을 말하고 있다.
이 같은 당시 노무현 비리를 수사한 관계자들 주장은 설사 권 여사 비리를 노무현이 주도한 건 아니라고 해도
부인의 비리를 잘 알고 있었으면서 막상 문제가 되니까 부인에게 책임을 돌리며 희피하다가
검찰의 증거 제시에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궁지에 몰리자 창피 당하기보다 죽음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무현은 집권하자마자 부정부패자는 패가망신시키겠다고 호언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절대적 권력의 나무가 흔들면 흔들리는 허약한 나무인 것을 그는 몰랐던 모양이다.
전 대통령들은 그것을 잘 알아 떨어졌어도 말짱했는데 그는 모르고 호언하여 비극을 자초한 것과 다름 없다.


요즘 13억 돈상자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노무현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검은 돈으로 의심되고 있는 미국의 호화아파트 매입 자금 관련한 사건에
그의 아내 노정연씨 이름이 언론에 거론되는 데 대한 항변이지만 사위 역시 장인의 그것과 별로 다를 것 없다.


<최근 제 아내가 불쑥 언론에 등장했습니다.
셋째 아이의 출산을 불과 20여 일 앞둔 아내의 모습이 처량합니다.
저로서는 지금까지 보도된 이야기들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저는 제 아내가 이 정도로 비난받을 일을 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실이라고 하기에는 부부로서 약 10년의 생활을 함께 한 모습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들이 사실이라 한들 제 아내는 아비를 잃은 불쌍한 여인입니다.
그것도 하늘에서 떨어진 모습을 목도했고 지금껏 마음을 삭일 기회조차 없었던 사람입니다.
이미 자신의 행위 책임을 넘는 충분한 형벌을 받은 것입니다.

남편인 저는 그 곁을 묵묵히 지킬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 사건에서, 인간의 용렬함 그리고 잔인함을 봅니다.>


곽상언 변호사의 이 같은 글에 대해 어느 네티즌이 인터넷에 올린 반박 글이 화제가 되었다.

<(법 해석과 적용에 대한 전문가인) 곽상언 변호사는 전혀 변호사답지 않게
아내의 비리 문제를 출산을 앞둔 임신부의 문제, 아비를 잃은 불쌍한 여인의 문제로 치환(置換)시키고 있다.
이런 감성적인 접근은 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곽 변호사는 '이 이야기들이 사실이라 한들 제 아내는 아비를 잃은 불쌍한 여인입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근대 형법의 기본원칙은 '자기책임의 원칙'이다.
권양숙씨 잘못은 권양숙씨가, 노정연씨 잘못은 노정연씨가, 노무현씨 잘못은 노무현씨가 책임져야 한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잘못을 대신해서 책임져 줄 수 없다.
노무현씨는 자살로 정치적-도덕적 책임을 졌을지 몰라도 권양숙씨나 노정연씨는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이 '정치적 희생양'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는데 곽상언 변호사에게 한 가지 묻고 싶다.

"남상국이라는 사람을 기억하는가?”

남상국씨는 전 국민이 시청하는 TV방송에서 노무현이 공개적으로 그 이름을 거론하면서 망신을 주는 바람에
수치심을 이기지 못해 한강에 투신 자살한 전 대우조선 사장이다.
그의 유족들은 남편과 아버지를 그렇게 잃고서도 노무현 정권 내내 죄인처럼 숨을 죽이고 살아야 했다.

노무현은, 권양숙은, 노정연은, 노건평은, 노건호는, 곽상언은
남상국씨의 유족들에게 단 한번이라도 사죄의 뜻을 표한 적이 있는가?
그들의 아픈 마음을 헤아려본 적이 있는가?

노무현은 생전에 장인 권오석에게 학살당한 이들과 유족들에게 사과는커녕 일언반구의 말도 없었다.
곽 변호사도 제 아내의 억울함은 절절하게 주장하면서 남상국 사장 유족의 아픔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곽 변호사와 반대로 노무현의 가족들에게서 '인간의 용렬함과 잔인함'을 본다.>


보도에 의하면 노정연씨가 매입한 미국의 아파트 주인 경연희씨가 귀국하여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13억 돈상자의 출처가 노정연이라고 진술한다면 다음과 같은 의문들이 연속적으로 제기될 것이다.

ㅡ 13억원은 누가 준 것인가?
ㅡ 13억원은 더 많은 비자금의 일부인가?
ㅡ 그 비자금은 지금 누가 관리하고 있는가?
ㅡ 그 비자금은 친노세력의 정치자금과 관련 있는가?
ㅡ LA 카지노 도박자금은 누가 보내주었는가?

국민들은 앞으로 계속될 대선정국에서 검찰이 이에 대하여 어떻게 수사하는지 깊은 관심으로 지켜 볼 것이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종합토론실◈◈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