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4 주간 화요일. 에제키엘 47,19.12; 요한 5,13ㄱ.5-16
요즘 마트에 가보면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음료수가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예전에는 그저 커피, 콜라, 주스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참 다양한 음료가 우리를 적셔줍니다. 예전에 읽었던 글 중에 ‘음차십덕(飮茶十德)’이라 하는 글이 생각납니다. 사람이 차를 마시면 좋은 10가지를 적은 글이었습니다. 차를 마시면 우울함이 없어지고, 졸음을 쫓고, 생기를 돋궈주고, 예와 인을 알게 하고, 신체를 기르며, 자신이 가진 계획을 우아하게 해준다는 글이었는데요. 그저 사람이 마시는 물일 뿐인데, 사람까지 변화시켜준다는 말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이 물에 관한 내용입니다. 주님의 집 동쪽 어귀에 흐르는 물은 처음에는 깊이도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물이 흘러 들어가면 바닷물이 되살아나고 이 물이 닿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살아나며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는 표현을 보면서 우리도 마시고 싶다는 생각, 들지 않습니까? 하지만 38년간 병이 들어 벳자타 못에 들어가고 싶어한 이에게 주님은 진정한 물이 되어 주십니다. 물에 들어간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보여주십니다.
물은 컵에 들어가던지 냄비에 들어가던지 그 모양을 감싸주면서 이해합니다. 한편 물은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어쩌면 주님의 모습이 이렇지 않습니까? 상대에게 바라는 대로 해주고,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고쳐주시는 모습 말입니다.
나뭇잎이 말라가는 순서가 나뭇잎 끝부터 말라가듯이 우리 사람의 피부의 노화도 손끝, 발끝부터 시작됩니다. 하지만 아직 괜찮다고 여기고 무시하며 살다가 갑자기 거울을 보면 ‘벌써 내가 이렇게 됐네?’ 하며 놀랍니다. 물리적인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의 몸은 수분이 빠져 늙어가겠지만 우리의 영혼까지 말라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항상 주님의 삶을 들여다보면 성전 오른편에서 흐르던 물처럼 끊임없는 생명력이 살아 있습니다. 우리도 그런 생명력을 본받아 나와 우리 가족, 이웃들에게 그것을 전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