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3주일

2013. 3. 2. 오후 6:19:39

글자

사순 3주일 미사. 탈출기 3,1-15; 고린토1서 10,1-12; 루카 13,1-9

사람이 살면서 어떤 단어에 푹 젖어 사는 경우를 발견합니다. 그 단어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쩌면 이런 단어일 것입니다. ‘편안함, 안락함, 익숙함’ 이라고요. 실제로 우린 편안하고 안락하고 익숙한 것을 찾습니다. 먹는 것만 해도 그렇습니다. 수유동에는 참 많은 식당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매번 가는 식당은 정해져 있구요. 마시는 술도 어느 특정 브랜드만을 고집합니다. 먹는 쌀도 어느 지역만을 고집합니다. 다른 곳에서 생산된 것을 먹어볼 수도 있을텐데, 그런 것은 시도조차 하지 않고 예전에 먹던 것만을 대놓고 주문합니다. 어떤 분은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익숙하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부드럽게 대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 라고요. 맞습니다. 하지만 익숙한 것만을 추구하다보니 그동안 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음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오늘 말씀은 ‘회개’ 에 대한 말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회개란 단어부터가 상당히 불편합니다. ‘그동안 잘 하고 있었는데 무얼 다시 보라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드실 것입니다. 또는 이제껏 너무 많이 들어온 말이라 별로 내 마음을 울려주지 못한다고 여기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을 아십니까? 우리의 삶은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는 사실을요. 그동안 교회사에서 벌어졌던 사건들의 대부분은 이단을 축출하고, 바른 교리를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이단이 생겼겠습니까? 그들이 처음부터 천주교를 반대하는 교리를 작심하고 만들었겠습니까? 전혀 아닙니다. 속사정은 이렇습니다. 그들 스스로 올바른 교리를 잘 지키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참된 신앙인으로 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기 논리에 너무 깊숙이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만 휘어 버리고 말았지요. 잠언 1장 20절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지혜가 바깥에서 외치고 광장에서 목소리를 놓인다. 법석대는 거리 모퉁이에서 소리치고 성문 어귀에서 말을 한다. 어리석은 자들아 언제까지 어리석음을 사랑하려느냐?” 진리는 익숙한 데에서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어디에서나 흩어져 있고, 끊임없는 흐름 속에 있습니다. 수 많은 이들이 오늘도 기도하지만, 누구는 주님의 음성을 마음에서 깨닫고, 누구는 그런 것을 듣지 못했다고 그냥 남들처럼 살려고 합니다. 여러분께 질문 하나 던져 보겠습니다. 남들처럼 살아야 두렵지 않습니까?

  신앙인은 보통 사람과 다르기 살기 위해 세례를 받은 것입니다. 남들처럼 살지 않는 것에 두려워해선 안 됩니다. 회개의 자세를 가진 사람은 자신에 대해 멀리도 바라볼 줄 알고, 가까이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우선 정돈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직장 생활 때문에 일상이 복잡했다고 해도, 집에 있는 시간만큼은 정돈된 내가 되어야 합니다. 즉, 집에 와서는 밖의 보다는 삶의 속도를 늦추어서 예전에 했던 방식이 아닌 고요함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자세라면 일부러 다른 곳에 피정을 가지 않아도 되지요. 그러면서 당신이 넣어주시고 내가 응답한 신념에 따라 움직여야 합니다. 이런 신념이 내가 그동안 잘 가고 있었는가? 아닌가를 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영적 교과서인 준주성범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나는 사람을 만나고 나면 항상 더 왜소한 인간이 되어 돌아왔다.” 즉 무리에 섞여서 즐거이 놀면 항상 좋은 것 같지만, 오히려 자기 정체성과 자기 신념을 잃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그 전에 우리 자신을 붙잡아야 하겠지요. 이것이 회개입니다.

 사랑하는 수유동 본당 여러분~

주님께서는 제자들과 잘 지내고, 다른 이들의 식사에 초대받아 즐거운 시간을 가졌어도, 정말 필요할 때에는 따로 홀로 어디론가 가셔서 기도하셨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주님의 이런 행동을 본받는 것이 나의 평상시 삶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그래서 입에는 쓰지만 몸에는 좋은 총명탕 같은 약이 되어줄 것입니다.

 

댓글 1

  • 2013년 3월 3일 오전 7:47

    감사합니다~~~참 에너지로 다시설수 있는 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