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미사
세상은 우리에게 아주 회의적으로 이렇게 얘기합니다. ‘결국엔 세상은 혼자 사는 거야.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거지’ 그럴 듯 해 보입니다. 그렇게 태어나서 그렇게 세상을 하직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시각의 뒤에는 같이 살고 있던 가족이나 이웃들의 배려의 모습은 무시하는 처사인데요. 우리의 신앙은 예전부터 ‘형제 공동체’ 를 지향하여 왔습니다. 이 신앙의 여정은 홀로 가는 길이 아닙니다. 만약 홀로 깨달아, 홀로 터득하여, 홀로 가는 가는 길이라면, 외로움은 어찌할 것이며, 홀로 힘에 부치는 일은 또 어떻게 감당해 내겠습니까? 우린 참으로 약한 인간인데요.
돌아가신 최 데레사 어머님은 그런 가운데 홀로 신앙생활을 하셨다고 합니다. 외롭기도 했겠지만, 누구를 원망할 수는 없지요. 당신의 환경이 그렇다면 한편으로 받아들이기도 해야 하니까요. 이런 어머님의 모습을 잠시 묵상해 보며, 저는 어머님의 꿋꿋함이 엿보였습니다. 당신의 현재의 여건을 잘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모습, 그것이 바로 사순절에서 우리가 보고 배워야 하는 예수님의 모습일 것입니다. 자신의 나약함을 알아달라고 외치기보다, 자신의 길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말이지요.
자신의 아픔을 누군가와 나누며 해결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자신의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당신께 도움을 요청하다보면, 그 분께서는 우리의 시각을 열어주십니다.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일러주십니다. 아마도 최 데레사 어머님의 신앙생활도 그랬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께서도 홀로 산에 올라가시어 하느님과 만나 얘기를 나누시면서 당신 자신의 길을 잘 가셨듯이, 우리도 주변과 같이 잘 살면서도 정작 중요한 일이 닥칠 때는 홀로 잘 선택하여 가는 모습을 말입니다.
오늘 최 데레사 어머님은 참으로 중요한 길을 떠나십니다. 바로 당신을 처음 세상에 내어주신 주님과 다시 만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데레사 어머님이 그 만남을 잘 가지실 수 있도록, 손 모아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주님~ 최 데레사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