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3주간 토요일

2013. 3. 8. 오후 11: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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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3주간 토요일. 호세아 6,1-6; 루카 18,9-14

주님의 말씀을 통하여 교회가 전한 가르침이 있습니다. 모든 만물을 다 사랑하라고요. 하지만 미워하라고 가르치는 것도 있다는 것 아시는지요. 한 번 답해보시겠어요? 무엇을 미워해야 할까요? 그건 바로 우리 각자가 짓는 죄입니다. 그렇다면 이 미워해야 할 나의 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겠습니까? 그저 안고 가야 하는 십자가일 뿐입니까? 아니면 달고 다니는 죄가 나를 인도해주기도 하는 건가요?

  오늘 스스로 의롭다고 여기는 바리사이와 스스로 죄인임을 알고 하늘도 쳐다보지 못하는 세리 이야기입니다. 세리는 지금의 국세청 직원과는 개념이 다르지요. 그야말로 같은 동족의 세금을 걷어다가 로마에 내고 그중의 일부를 자기 것으로 취하기에, 동족의 피를 받아 마신다는 죄책감을 늘 갖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밖에 없으니,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에 반해 바리사이는 떳떳합니다. 일단 옷차림부터 남의 눈에 띄기 때문에 나쁜 짓을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하느님의 율법을 가르치는 직무이고, 늘 남이 보는 데서 기도를 하고 있으니, 본문에 나온 기도의 말은 사실일 것입니다.

  이제부터 드리고 싶은 말을 하겠습니다. 강렬하고 밝은 빛을 받을수록 내 뒤에 뭐가 생깁니까? 예. 그림자입니다. 바리사이는 남들보다 더 큰 빛을 받아 사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가르치기도 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떳떳함은 나올 수가 없지요. 감히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히려 세리가 더 의롭다고 하신 것입니다. 만약 주님의 강렬한 빛으로 인해, 나의 그림자마저도 가리워진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입니다. 그건 그것이고, 이건 이겁니다. 빛을 받아 사는 사람은 독서의 말씀처럼 살아야 합니다. “정녕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신의다. 번제물이 아니라 하느님을 아는 예지다.” 하느님을 안다면, 저나 수녀님을 비롯하여 교회에 살다시피 하는 분들이라면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나는 나의 그림자를 잘 보고 있는가?’ 라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 그림자가 영원히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나의 영성생활을 비추어주는 거울역할을 합니다. 마치 십자가의 성 요한이 말한 ‘어둔 밤의 터널’ 을 통과해야만 하느님과 합일을 이루듯이 말입니다. 이제 고민을 해야 합니다. 나의 부정적인 면을 통해, 어떻게 긍정적인 면으로 나아갈까? 그것을 들여다 보아야 살 길이 열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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