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2주간 목요일
사람의 본성 중에는 꾸미고 미화시키는 것이 있습니다. 잘 보이고 싶지요. 반대로 추하고 불편한 것을 꺼리기 때문인데요. 그렇다고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니지요. 신앙인은 그러한 시꺼먼, 나의 내면을 볼 줄 알고 인정할 때, 즉 진실을 마주 대할 힘을 가질 때 더욱 정직해지고 솔직하게 주님 앞으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이것도 하나의 용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요사이 독서는 열왕기서를 읽습니다. 대단히 부정적인 요소가 많이 실려 있습니다. 다윗왕의 아들들이 반역을 하고요. 이른바 왕자의 난을 일으킵니다. 게다가 나중 임금들은 이방인의 신을 섬기는 우상숭배를 가감없이 보여줍니다. 게다가 오늘은 바빌론 왕에 의해 백성들이 노예로 끌려갑니다. 이런 부정적인 관점인데 반해, 그 이어 나오는 역대기서는 대단히 긍정적이고 자랑스런 백성처럼 그려집니다. 귀양살이를 끝내고 새 왕조를 이끌기에 찬란한 번영의 내용이 그려집니다. 하지만 이중에서 제가 볼 때 더 사실적인 표현은 열왕기서가 아닐까 하는데요. 고발도 있지만 반성할 만한 것이 깃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도 제자들은 마귀를 물리치며 성공적인 모습에 흥분을 하지만 실제 주님께서 말씀하고픈 내용은 “주님, 주님한다고 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라는 잔뜩 찬물을 끼얹는 듯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세상을 살아갈 때 인정하기 힘들어도 인정할 것이 생깁니다. 마치 ‘국뽕’(국가+히로뽕) 이란 단어처럼 ‘우리나라는 잘하고 있어요, 대한민국은 단일민족국가로서 온갖 역경속에서 승리하는 민족입니다.’ 하고 외치고 싶지만 실제 돌아가는 사정은 마치 뽕에 취한 듯 정부가 국민을 어리석게 만들면 결국 퇴보하는 민족이 될 뿐인데요. 지금 이스라엘이 왜 욕을 먹겠습니까? 자기들도 수 많은 기간 동안 남의 나라를 떠돌다가 겨우 지금 땅에 정착했으면서 예전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고 그동안 거기 살던 민족들을 침략하고 죽이잖습니까? ‘우리 민족은 하느님이 선택하신 민족이다’ 선민사상에 취해서 말이죠. 물론 하느님이 선택하셨지만 착각해선 안되지요. 그들이 이쁘고, 능력 많고, 잘해서 선택하셨을까요? 오히려 반대로 어리석고, 고쳐야 할 것 많고, 부족했기에 선택하신 것은 아닐까요? 우리 자신을 겸손되게 바라보면서 반석 위에 집을 지은 백성처럼 진정 지반을 잘 깔고서 뭔가를 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