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의 해프닝?

2021. 10. 31. 오후 8:42:41

글자

매 미사 후 성당을 소독한다

용액을 묻혀 박박 닦느라

10년 된 장괘틀이 10년은 더 늙어보인다


허나 다 열심하진 않았다

구역 반원들이 애쓰는동안

멀거니 그냥 멀리서 강 건너 불 구경처럼

내 일 아닌 듯 쳐다본 이들도 많았다

"수고하세요" 라는 말도 없이 내가 어찌 걸레를 잡을 수 있나?’ 하며..

며칠 전까지 본 사이끼리인데도


간호사 파업하듯 드디어 번 아웃에 이르러

내일부터 일상전환의 시기를 맞아

각기 미사 후 자기 자리를 닦도록 지시하기에 이른다

 

그럼 이렇게 결말지어야 할까?

2년간의 해프닝이 끝났다면서?

솔직히 이 결정도 썩 마음에 들진 않는다.. 

오히려 이 사태를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예전 행사할 때는 재미를 위해, 뭔가 이득을 위해 참여했었다

다들 즐거워하며 뭔가 당장 될 것처럼 지냈었다

허나 현실은 지금과 같은 고생은 멀리하고 싶고,

내 일이 아닌 듯 여기는 이기심을 어찌보는가?

그럼 그동안 성당에서 많은 금액을 들여가며 행사를 왜 했었을까?

그중에는 교회 모습이 결핍된.. 비 복음적인 행사도 있었는데..

 

공동체의 단합과 활성화를 위해서였다

비록 단순히 노는 것이라도 친목을 도모할 수 있었으니까

그 힘으로, 그 재미를 통해 끈끈한 사랑을 추구하길 원했으니까

허나 현실은 공동체의 단합보다 본인의 재미를 추구했다는 걸 발견한다

그 단맛이 빠지니, 찾을 수 없으니.. 다시금 자기의 본모습으로 돌아갔다

이게 어디 한 교회만의 모습일까?

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선다고, 마냥 예전으로 돌아간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그동안 힘들게 고생했던 교우들을 짓밟는 행위이며

가혹했던 본인의 이기심을 눈 질끈 감고 안 보려는 행동이다

 

그동안 상황은 달랐지만 이런 이기심은 낯설지가 않다

우린 반성과 회개가 필요하다. 

이 시기와 비슷한 일은 예전에도 있었고, 앞으로 또 벌어질 것이기에

잊지 말자.... 이기심은 계속 어떻게든 표출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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