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덕목”
예수님의 탄생예고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루카1, 28~29)
목자들이 예수님을 뵙다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 속 깊이 새겨 간직하였다.(루카2, 19)
예수님의 소년시절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루카2, 51)
묵 상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가 될 수 있었던 덕목이 무엇일까?
그 덕목을 가장 잘 표현한 성경 구절로는 위의 루카 복음 내용을 꼽을 수 있습니다.
루카 복음에만 나오는 표현이긴 하지만, 아마도 루카는 이러한 마리아의 태도를
마리아 자신이 직면한 상황을 대하는 전형적인 행동 양식으로 보았기 때문인 듯합니다.
‘어머니’ 마리아에게는 ‘아들’ 예수와 관련된 사건들이 때론 떠벌리고 자랑하거나
때론 혼절할 정도로 통곡하며 감정에 휘둘릴 일도, 그렇다고 ‘처삼촌 묘 벌초하듯이’
건성건성 지나칠 일들도 아니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비록 그 순간에
모든 것을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하느님의 뜻이 담긴 일이기에 일단 수용하고, 완전한 이해에
이르지 못한다 해도 끊임없이 되새김하는 과정, 이것이 하느님을 섬기는 길이라고 여겼습니다.
요즘 흔히 보는 많은 어머니들처럼, 내 아들이 구세주라고, 이 아들이 바로 성령에 의해
잉태된 특별한 아이요 메시아라고, 내가 그 위대한 인물의 어머니라고 세상을 향해 외치기에
바빴다면, 성모님이 이렇게 행동했다면 아마 예수님의 구원사업은 실패했을는지도 모릅니다.
하느님과 관련된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되새기며 살아가는 마리아의 삶.
일상의 초점과 재능이나 열정을 쏟아 부을 대상 대부분을 ‘자기 밖’에 두고 살아가는
우리 삶과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어느 성현은 인간의 이상적 마음은 깊은 연못과 같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깊은 연못은 스스로 자기를 돋보이려고 솟아오르거나 소리를 내지 않고 잘 보이지 않지만
거기에는 온갖 생명을 간직하고 있고, 가장 큰 연못인 바다의 수용이 있기에 모든 물이
흐를 수 있는 것 같이, 간직하고 인내하고 침묵함으로 생명을 흐르게 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추구해야할 가장 이상적인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자기 밖 세상에 일어나는
일에는 민감하면서도 자기 내면의 변화에는 둔감한 오늘의 우리들을 자극하는 생각입니다.
10월 묵주기도 성월, 깊은 연못과 마음속 깊이 간직하는 성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인내와
침묵의 의미를 되새기고 나의 내면을 응시하면서 정성을 담아 묵주기도를 해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