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영적 독서 및 묵상
“동방박사들의 방문”
예수님께서는 헤로데 임금 때에 유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다. 그러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듣고 헤로데 임금을 비롯하여 온 예루살렘이 깜짝 놀랐다. 헤로데는 백성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을 모두 모아 놓고, 메시아가 태어날 곳이 어디인지 물어보았다. 그들이 헤로데에게 말하였다. “유다 베들레헴입니다. 사실 예언자가 이렇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유다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의 주요 고을 가운데 결코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너에게서 통치자가 나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보살피리라.’”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을 몰래 불러 별이 나타난 시간을 정확히 알아내고서는,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말하였다. “가서 그 아기에 관하여 잘 알아보시오. 그리고 그 아기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 주시오. 나도 가서 경배하겠소.” 그들은 임금의 말을 듣고 길을 떠났다. 그러자 동방에서 본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또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그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갔다. (마태 2,1~12).
묵 상
1월 두 번째 주일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이라는 것은 세상을 죄에서 구원하실 구세주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것이 온 천하에 공적으로 계시됨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동방박사 이야기를 통해서 한번 우리의 신앙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선 신앙은 그분을 알아봄입니다.
하늘에 별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똑같이 별을 보았지만 누구는 그 별을 통해 구세주의 탄생을 알아보았고, 누구는 그냥 무수히 많은 별들 중에 하나로만 보았습니다. 동방에서 그 별을 보고 메시아의 탄생을 알아본 사람들이 메시아를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비록 그분이 초라하고 연약한 어린 아기의 모습으로 나타나셨지만 그분을 발견하고 그분이 메시아이심을 알아봅니다. 인종, 국경, 언어, 피부색 모든 것이 달랐지만 동방박사들은 예수님이 이 세상의 구세주이심을 알아본 것입니다. 하지만 2000년 전 이스라엘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복음에서 나오듯이 헤로데 왕을 비롯한 이스라엘 사람들은 동방에서 온 이방인들의 말을 듣고 당황만 할 뿐이었습니다. 심지어 나중에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아 처형했으니 그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던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00년이 지났습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며 따르는 사람이 전 세계에 퍼져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난다면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을까요? 우리가 신앙생활을 형식적으로만 하고 있다면 절대로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신앙은 기쁨입니다.
동방박사들은 별을 따라 동방에서 이스라엘까지 오는 동안 불타는 사막도 건너야했고, 중간에 병도 나고 강도도 당하고, 극도의 피로감으로 지친 하루 하루를 보내야만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긴 여행 끝에 마침내 자신들이 찾던 분을 만난 박사들의 기쁨은 어떠하였겠습니까?
그들이 구세주를 만난 기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을 것이고 자신들의 긴 여정의 피로는 말끔히 해소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그 기쁨의 표시로 왕으로 오신 예수님께 황금을, 대사제이신 예수님께 유향을, 자신의 몸과 피를 바쳐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님께 몰약(시신에 바르는 약)을 선물로 바치게 됩니다. 죽을 고생을 한 동방박사들과는 달리 우리는 그렇게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매 미사 때마다 주님의 몸을 모시고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주님과 함께 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까?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주님께 봉헌하고 있습니까?
신앙은 증거되어야 합니다.
동방박사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천사의 말을 듣고 각자 자기 나라로 갑니다. 자기 나라로 돌아간 이들이 무엇을 했을까요? 안 봐도 뻔합니다. “나는 메시아를 만났습니다.” 하고 동네방네 전하고 다녔을 것입니다. 신앙은 증거하는 것입니다. 오늘 이사야서의 말씀처럼 우리는 주님의 영광이 우리를 비춘다는 것을 알고 또 우리가 하나의 빛이 됨으로써 모든 사람들을 그리스도 안에 불러 모아야 할 것입니다. 날로 악해지고 더러워져 가는 이 세상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옳은 일인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착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는 그리스도의 작은 빛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에페소서의 말씀처럼 하느님의 심오한 계획 즉 이방인들도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와 함께 살면서 하느님의 축복을 받고 살게 될 것이라는 구원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수 있도록 우리의 삶이 복음을 따라 사는 빛에 충만한 삶이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크리스천 리더로서의 삶이며 그리스도를 온 천하에 알리는 공현일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 경배를 드린 동방박사들과 같이 우리도 신앙의 기나긴 여정 속에서 주님을 알아 뵙고 기쁨의 생활을 해나감으로써 모든 이에게 증거의 삶을 살아가는 꾸르실리스따가 되도록 합시다. 아멘.
고재경 레오 신부 (광주대교구 꾸르실료 담당사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