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영적독서 및 묵상

2015. 3. 23. 오전 10:07:28

글자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다”

  

그 뒤에 성령께서는 곧 예수님을 광야로 내보내셨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또한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로 가시어,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마르 1, 12~15).

 


묵             상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 예식에서 우리는 “사람아!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는 창세기 말씀과 함께 이마에 재를 받는 의식을 하며 인생의 기원과 목적에 대하여 깊이 묵상합니다. (창세기 3, 19 참조).

 

흙에서 왔다가 흙으로 돌아갈 인생, 자기가 바라는 세상적인 모든 것을 다 이루었을지라도 결국은 죽음 앞에 한줌 흙으로 변할 인간의 한계점을 재의 수요일 교회 전례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때에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의 생명체가 되었다.” (창세기 2, 7)

 

하느님께서는 흙으로 사람을 만드시고 당신의 얼을 불어넣으셨기에 인간의 힘, 생명력은 바로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보잘 것 없는 인간이 위대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모상을 따라 창조된 존재이기에 하느님과 함께 있을 때만 존재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떠날 때 인간은 죄인이며 아무 것도 아닌 한계성의 존재라는 것을 겸허하게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순절은 이처럼 생의 기원과 삶의 목적에 대하여 진지하게 성찰해 보는 기간입니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고통을 묵상하는 사순시기는 참회와 보속으로 그리스도의 희생에 동참하는 은총의 시기입니다. 

 

성경에 ‘40’이라는 숫자는 중대한 사건을 앞두고 준비하는 기간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숫자입니다. 노아의 홍수 때에는 비가 40주야간 온 땅을 덮쳤고, 모세는 40일간 시나이 산에서 기도하며 재를 지켜 십계명을 받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를 탈출하여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기 전에 40년 동안 광야를 떠돌았으며, 엘리야는 호렙산으로 피신할 때 40일간 천사가 주는 음식만을 먹고 걸었습니다. 예수님은 40일간 광야에서 단식과 기도를 하시고 시련을 겪으셨으며 마귀의 유혹을 물리치셨습니다. 마귀의 유혹을 물리치신 예수님은 갈릴래아로 가시어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십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예수님께서는 먼저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진정한 회개를 통해서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사순시기는 바로 진정한 회개의 기간이며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는 기간입니다.

 

시련과 고통 없이 얻는 기쁨은 진정한 기쁨일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의 온갖 고통과 시련을 이겨 내셨기에 부활의 기쁨이 더 큰 것입니다. 우리도 사순시기를 뜻 깊게 보내야만 기쁨의 부활을 맞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순 첫 주일을 보내며 ‘우리는 어떤 마음과 각오로 사순시기를 보내야 할까요?’

해마다 사순시기를 맞이하며 이런 저런 계획들을 세워봅니다. 금년 사순시기에는 담배를 끊어야지, 술을 안 마셔야지, TV보는 시간을 줄여야지, 성경과 영적독서를 많이 읽어야지, 신앙생활에 보다 더 충실해야지, 등등…. 그러나 지나고 나면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진 것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우리 인간은 나약하고 의지가 부족하며 용기가 없어 쉽게 현실과 타협하고 불의를 보고도 ‘아니요’라고 크게 외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번 사순시간은 예수님이 겪으신 수난과 고통, 그리고 유혹을 이겨내신 일이 예수님만의 이야기가 아닌 내 삶 속에서 반복되고 이뤄내야 할 내 삶의 일부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권력이나 명예보다 하느님과 우리 이웃이 더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며 재물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말씀임을 깨닫는 사순시가가 되어야 합니다.

 

사순절의 여정을 시작하는 사순 첫 주를 힘차게 내딛으며 그리스도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걷는 사순시가가 되어 부활의 기쁨을 맞이하도록 노력합시다. “사실 그리스도께서도 죄 때문에 단 한번 고난을 겪으셨습니다. 여러분을 하느님께 이끌어 주시려고, 의로우신 분께서 불의한 자들을 위하여 고난을 겪으신 것입니다. 그러나 육으로는 살해되셨지만 영으로는 다시 생명을 받으셨습니다.” (1베드 3, 18).

 


























조광현 (그라시아노) /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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