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온 빵” “나는 하늘에서 내려 온 살아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그러자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유다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이는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에 하신 말씀이다. (요한 6,51~58).
묵 상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카파르나움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오늘날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서 한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아마 말다툼으로 그치지 않고 몸싸움을 하거나 사이버공간에 댓글을 다느라 밤잠을 설치며 촛불시위까지 벌어지지 않을까요? “생명을 주는 나의 살” 말씀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 속에 온전히 믿지 못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방황하는 저에게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하시며 다가오시는 예수님. 오래전에 영화 [벤허]를 보면서 ‘참된 음료란 저것이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친구 멧살라의 모함으로 노예로 끌려가는 길에서 기진맥진한 유다 벤허는 어느 한 사람으로부터 물을 받아 마시게 됩니다. 영화를 보는 우리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지만 벤허는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이었습니다. 우물이 흘러넘쳐도 감히 쇠사슬에 묶인 죄인에게 물을 건네는 사람도, 설령 그렇게 하고 싶어도 군인들의 칼이 무서워 용기를 내지 못하는 군중 속에서 물을 떠서 마시게 하는 오직 한 사람, 군인조차도 그 모습에 눌려 딴청을 피우는 사이 그 사람은 벤허에게 물을 먹여줍니다. 물을 마신 벤허는 다시 끌려갑니다. 세월이 흘러 노예생활에서 풀려 난 벤허는 어느 날 십자가를 지고 피투성이가 된 채 골고타 언덕으로 가는 사람에게 물을 건네려다가 오래 전 노예로 팔려가던 길에 나자렛에서 자신에게 물을 주며 마시게 했던 그 사람임을 알고 놀랍니다. 그러나 벤허는 예수님께 물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군인이 바가지를 엎어 버렸기 때문이지요. 한 사람은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마시게 하였으나 한 사람은 물조차 드리지도 못했습니다. 한 사람은 그 물을 먹고 생명을 얻었지만 한 사람은 물은 커녕 사람들이 지은 모든 죄를 대신하여 옷까지 벗겨지고 온간 저주와 모욕을 받으며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같은 물이지만 예수님이 주신 물은 참된 음료가 되고 생명수가 되어 목숨을 살리셨지만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한계를 인식하게 합니다. 지금도 그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면 물을 건네시는 예수님의 손에서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저들이 저지르는 일을 모르나이다.” (루카 23,43).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모습을 지켜보며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을 듣고 벤허는 ‘그분의 말씀이 내 손의 칼을 거두어 가는 걸 느꼈다.’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예수님이 숨을 거두시는 순간, 천둥 번개 속에 성전 휘장이 찢어지고, 빗물 따라 쏟아져 내리는 예수님의 성혈이 죄악 속에서 죽어가는 모든 생명을 구원 하시는 무한한 사랑에 전율했습니다. [성체성혈 대축일] 그 날 벤허가 마신 물은 복수와 증오를 버리는 사랑의 참된 음료가 되고, 그때 예수님께서 흘리신 피는 세상에 영원한 생명을 주는 구원의 살이 되었습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 온 살아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말씀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십자가의 세로대는 하느님의 정의이며, 가로대는 하느님의 사랑이다. 내 피가 세로대와 가로대를 붉게 물들이고 하나로 결합시킨 것이다.” 어느 책에서 읽은 구절처럼 거룩한 성체 성혈은 지금 여기에 함께하는 모든 생명을 완전히 살리고 영원한 구원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 송미란 프란체스카 로마나 /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