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영적 독서 및 묵상

2016. 9. 7. 오후 6:32:31

글자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다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가득 차 요르단 강에서 돌아오셨다. 그리고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동안 아무것도 잡수시지 않아 그 기간이 끝났을 때에 시장하셨다. 그런데 악마가 그분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한 순간에 세계의 모든 나라를 보여 주며, 그분께 말하였다. “내가 저 나라들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내가 받은 것이니 내가 원하는 이에게 주는 것이오. 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모두 당신 차지가 될 것이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 그분께 말하였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여기에서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너를 보호하라고 명령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하신 말씀이 성경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악마는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그분에게서 물러갔다. (루카 4,1-13).

 

 

묵             상

 

  오늘 복음의 배경이 되는 곳은 광야입니다. ‘광야’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에집트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까지 40년 동안 지냈던 세월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 광야는 시련과 고통의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광야는 이렇게 시련과 고통의 의미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스라엘의 수많은 예언자들은 우상숭배에 빠져있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광야가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사랑을 나누었던 장소임을 강조하고 다시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자고 외쳤습니다. 이렇게 광야는 시련과 고통의 장소이지만, 또한 동시에 하느님과 항상 함께 지냈던 은총의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러한 광야에 성령의 인도로 들어가셔서 악마로부터 세 가지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첫 번째 유혹은 돌로 빵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악마는 허기진 예수님에게 돌로 빵을 만들면 배고픔도 해결할 수 있고 하느님의 아들임을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속삭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악마의 논리이며 인간 세상사의 논리입니다. 예수님은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고 대답하시면서 유혹을 물리치십니다.            

 

  두 번째 유혹은 자신에게 절을 하면 이 세상의 권세와 영광을 다 주겠다는 것입니다. 악마는 예수님께 하느님은 하늘에 계실 뿐, 이 땅의 권력은 자신에게 속해있으니 자신이 가진 권력을 주겠다고 주장합니다. 참으로 그럴 듯 해보입니다. 하지만 악마의 그럴듯한 주장과는 달리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전부 하느님의 것이기에 오직 하느님만을 섬겨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는 말씀으로 두 번째 유혹을 뿌리치십니다.            

  세 번째 유혹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려 보라는 것입니다. 악마는 예수님께 하느님의 약속을 믿고 뛰어내리라고 하고는 있지만, 실상 그 말에는 예수님으로 하여금 하느님을 믿지 못하도록 하는 함정이 숨어있습니다. 그러나 악마의 간계를 눈치 채신 예수님께서는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은 하느님께 의탁하지 못하고 하느님이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며 흔들리는 우리를 바로잡아 줍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말씀으로 유혹을 이겨내심으로써 광야가 더

이상 고통과 시련의 장소가 아니라 진정으로 하느님과 함께 하는 곳임을 보여주셨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끊임없이 세상의 유혹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도 바로 광야입니다. 예수님께서 받으신 유혹들이 끊임없이 우리들에게도 다가와 달콤하게 속삭입니다. 돈이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속삭입니다. 높은 자리에 앉아서 내려다보면 남들이 우러러 볼 것이라고 유혹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하느님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이나 세상의 힘을 믿으라고 부추깁니다. 나에게 달콤한 유혹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 다시금 예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을 떠올려야 합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사순절은 세상의 허황된 것, 재물, 권력, 자존심, 우상 등에 빠져 하느님을 외면하며 살아왔던 우리의 잘못을 뼈아프게 뉘우치며 하느님께 나아가는 은총의 시기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 내가 가진 모든 것과 나의 생명마저도 모두 하느님의 것임을 겸손되이 고백하고,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회개의 생활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였던 노아는 홍수의 징벌을 피해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반면 세상의 유혹에 빠져서 하느님의 말씀을 외면하던 이들은 모두 물속에서 최후를 맞이하였습니다.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 길입니다. 그래야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고 있는 이 유혹과 시련의 광야가 하느님과 사랑을 속삭이는 은총의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세 번씩이나 유혹했던 악마는 다음 기회를 노리면서 떠나갔습니다. 조금의 틈만 보이면 끊임없이 다가와 달콤한 말로 우리를 유혹해오는 악마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기보다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는 참된 자녀로서의 삶을 살아가도록 합시다. 아멘.

 

고재경 레오 신부 (광주대교구 꾸르실료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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