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아침은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워서 그런지 이슬이 내리지 않았다. 다들 잠이 덜 깬 눈으로 일어나 침낭을 정리하고 목욕을 다녀와서 아침기도를 바친다. 이제는 우리가 여기서 지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처럼 모두가 편한 분위기다. 여느 아침처럼 신문을 읽고 책을 읽고 묵상을 하는 오전이다.
| |
 |
|
| |
오후 세시 미사를 준비하고 있는 데 제주교구 현성훈 신부와 다른 두 신부가 미사와 기도회에 함께하기 위해서 왔다. 모두들 반가이 맞이하고 이강서 신부님의 주례로 미사를 시작했다. 이 신부님은 미사를 시작하면서 4대강 사업의 잘못된 점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4대강 사업은 먼저 하느님께서 만드신 생태계를 이명박 정권의 눈에 맞게 보기 좋게 만드는 사업으로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도전하는 것이다. 두 번째 생태계에 대한 대량학살이다. 그 학살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만드는 사업이다. 세 번째 강을 따라서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형성되었다. 보를 쌓아서 강을 막으면 역사와 문화를 지워버리는 것이다. 역사지우기 사업이다. 네 번째 국민의 세금으로 토건세력, 부동산업자, 기득권자를 배부르게 하는 기득권자 살리기 사업이다. 그리고 국민이 다 죽어야 하는 사업이다. 투쟁하지 않는 삶은 어둡다. 불의에 저항하지 않는 사람의 미래를 어둡다."
강론은 강정근 신부님이 맡아서 해주었다. 배신하지 말자..... (강론 전문 하단)
오늘은 인터뷰 날인가 보다. 우리나라 신문과 방송이 아니라 독일의 유명한 신문의 기자가 와서 문정현 신부님과 몇몇 신부님과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미사가 끝나고 다들 쉬고 있는 데 상도동의 독서클럽의 아이들이 수줍은 모습으로 신부님들께 다가와서 인터뷰를 한다. "신부님, 그런데 왜 반대하세요? 환경단체의 의견은 어떤가요? 언제부터 여기서 단식하고 계셔요? 찬성하는 사람은 왜 찬성하는지요? 4대강 사업 주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피해가 갑니까? 반대의견과 찬성의견 중에서 어느 의견이 더 많은지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요?" 김성환 신부님과 문정현 신부님이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 |
 |
|
| |
저녁기도를 바치고 나서 촛불기도를 준비하고 있는 데 여러 명의 중학생들이 신부님들을 찾아왔다. 부천에 있는 성심회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새날공부방 학생들이다. 단식하시는 신부님들께 장미꽃과 격려 편지를 써가지고 왔단다. 공부방에서 이미 두 번이나 4대강 사업에 대해서 공부를 해서 이미 우리가 무엇을 반대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기도 시작 전에 신부님들께 전해주는 학생들의 모습에 피곤하고 지친 신부님들의 얼굴에 함박 웃음과 환한 미소가 번져갔다.
| |
 |
|
| |
신부님께
안녕하세요! 우선 소속을 밝히겠습니다. 저는요, 여느 청소년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여중생입니다. 현재 새날공부방에 다니고 있습니다요. 환경이 중요한 만큼 제발 '4대강 살리기'가 중단되기를 바랍니다. 4대강 살리기... 말 자체는 아주 좋은 것 같은데 그 이면에는 생명과 강을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헤친다는 것을 압니다. 4대강 살리기 아니 4대강 망치기 관련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보면서 과연 인간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환경을 파괴해도 되는 것인지, 인간은 왜 자신의 존엄성을 내세우면서 또 다른 생명의 죽음 앞에서는 무관심하고, 귀가 눈이 먼 건지 인간의 가치가 과연 다른 생물체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더 나은 건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인상 깊으면서 공감가는 말들이 있더군요. "그것은 거대한 어항일 뿐이다." "이명박 정신차려!!! 헉!" 등 그 밖에도 '4대강 살리기 3천만원 VS 복원사업 3억" 등 말이죠.
왜 있지도 않은 엉뚱한 말을 꺼내서 강을 망치려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정말 대통령께서 정신을 차리셔야 할 듯 합니다.
이전에 대운하 건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보니까 이명박 대통령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더군요. "4대강 살리기는 내가 하고, 대운하 건설은 다음 대통령이 할 것이다"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습니다. 정말 왜 쓸데없는 일에 그렇게 열을 올리고, 돈을 쏟아 부으려 하는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게다가 그 돈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까? 왜 그렇게 국민들한테 천대받을 일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휴~
벌써 11일째, 곧 12일이 되겠군요. 그렇게 단식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 같으면 1끼라면 배고프기 시작해서 2끼째 부터는 죽을 것 같아 그럴텐데 11일이라...제발 돌아가시지 말아주세요. 제가 단식했다가는 미친 짓이라면서 말릴 텐데 제 몫까지 부디 해내 주시길 바랍니다. 국가는 국민이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비록 우리가 힘은 부족하지만 끝까지 멈추지 않을 의지와 노력을 가지고 관심을 가지며 힘쓴다면 저들쯤은 금방 몰아낼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끝까지 힘내세요. 00올림.
촛불기도는 신부된지 130일 된 제주교구 김태정 신부의 주도로 빛의 신비를 바쳤다. 이 기도를 통해서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생명을 밝혀주시길 바라며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생명 평화를 위해서 투신하는 사람들, 제주도에서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하는 사람에게 하느님께서 힘과 용기를 주셨으면 좋겠다."
이어서 문화공연. 먼저 김종성 신부가 '직녀에게'를 부르고 나서 제주교구 현성훈 신부의 발언이 있었다. 현 신부는 "4대강 사업이나 저희 제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해군기지 문제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진행과정이 거의 흡사하다. 밀어 붙이기. 제주교구에서는 해군기지 문제로 3년째 투쟁하고 있고, 강정지역 주민들과 제주교구 사제단이 함께 반대운동을 해오고 있다. 저희 교구에서도 많은 신부님들이 함께 참여하고 싶은데 지리적인 여건 때문에 많이 오지 못했다. 마음은 항상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이 4대강 문제뿐 아니라 제주 해군기지 문제도 하루빨리 풀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주 해군기지 문제도 관심 가져 주시고 함께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제주도는 바다로 둘러 쌓여 있는 곳이다. 바다가 되기 위해서는 강물이 흘러야 한다. 흐르는 강물을 막아서는 제주도 역시 바다가 씨알이 말라 버릴 것이다. 강물이 흘러야 제주도도 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강물이 모여 바다가 되듯이 저희 조그마한 힘이 함께 뭉쳐 큰 바다를 이뤘으면 좋겠다."라며 힘을 보탰습니다.
이장곤 시인의 "'반성' 시낭송이 있었다. 그리고 박준님의 공연. 현장에서 느끼는 기분을 그대로 옮긴 노래들과 발언으로 모두가 촛불을 흔들며 환호했다.
"한번 공식을 배운 자는 그것을 잊어버릴 수 없다." 우리는 어떤 공식을 배웠는가?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공식을 배웠다. 그 공식을 우리 몸으로 보여주고 또 증거하고 있다. 오늘도 차가운 바닥에서 침낭에 몸을 집어넣고 잠을 자지만 힘들지 않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우리가 배운 공식 때문일 것이다. 잠이 잘 오지 않는 밤이지만 4대강으로 죽어가는 생명들과 파괴되어가는 인간성을 생각하면 잠을 청한다.
"하느님의 영은 만물 안에서 잠드시고, 짐승 안에서 꿈을 꾸시고, 인간 안에서 잠을 깨신다."
| |
 |
|
| |
| 강론 강정근 신부(수원교구 선부동성당) |
| |
|
솔직한 세상이 그립습니다. 진리의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 세상이 위장, 가식, 거짓, 허위, 포장, 위장이 판을 치는 듯합니다.
정치, 경제, 문화, 종교까지도 어떤 분야도 그렇게 보입니다.
6.2 지방선거입니다.
집권정당, 기득권자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봅니다. 정권유지를 위해 모든 수단이 총동원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것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 같아 보입니다.
세상의 최고의 가치처럼 생각합니다.
정권유지를 위해서는 부인도 팔고 자식도 팔수 있는 사람들처럼 보입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민족이나 겨레나 나라가 보이겠습니까?
천안함 사건의 진상이 적어도 정부가 발표한 대로는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식견인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사건의 정보가 철저히 정부 측에 제한되었기에 아무런 정보도 없는 우리가 반증을 못할 뿐입니다.
천암함 사건이 온통 선거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전교조가 온통 선거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안보를 미끼로 선량한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습니다.
이럴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런 세상에 살기를 원치 않습니다.
유토피아를 꿈꾸는 우리들입니다.
거짓과 기만과 권모술수와 교언영색과 사기가 없는 순수하고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 드러나는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모릅니다. 진실을 알기 위해 진위를 가리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머리 나쁜 사람은 못 삽니다.
내가 먼저 솔직해져야 하겠습니다.
내가 먼저 위선, 가식, 포장하지 않아야 겠습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라 했습니다.
자신을 닦고 가정을 다스려야 국가를 다스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정부는 수신된 정부, 개인은 아닙니다.
수신된 사람은 거짓, 위선 등등이 없습니다.
수신된 사람은 강합니다. 이명박은 약합니다. 권력를 쥐고 있어 강한 것 같지만 안 그렇습니다.
불안한 것입니다. 늘 그럴 것입니다.
우리는 강하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시들지 않습니다.
이명박은 거짓, 탐욕의 화신이기에 이제 곧 시듭니다.
아니 이미 그의 양심은 새까맣게 타서 인간이라고 보이지도 않습니다.
승리자는 우리입니다. 깨끗이 살려는 우리입니다.
|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