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늘 귀를 아주 크게 만들어 ( 마르코 10,17-27)/ 반영억라파엘신부

2012. 5. 28. 오전 6:12:50

글자
 
<가진 것을 팔고 나를 따라라.>

(마르코 복음 10,17-27)

그때에 17 예수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와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1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 19 너는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횡령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20 그가 예수님께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1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22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3 예수님께서 주위를 둘러보시며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24 제자들은 그분의 말씀에 놀랐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거듭 말씀하셨다. “얘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25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26 그러자 제자들이 더욱 놀라서,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27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바라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오늘의 묵상
부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여쭙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당신을 따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듣고 울상이 되어 떠나가 버리고 맙니다. 그는 재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욕심의 사슬에 묶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법정 스님이 남긴 ‘소유한다는 것은’이라는 글은 우리가 재물에 대하여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생각하게 해 줍니다.

무엇인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소유를 당하는 것이며/ 무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 소유물은 우리가 그것을 소유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 자신을 소유해 버린다/ 그러므로 필요에 따라 살아야지/ 욕망에 따라 살지 말아야 한다/ 욕망과 필요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살아가는 데에는 어느 정도 재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재물 자체가 악은 아닙니다. 부자라고 다 비난받는 것도 아닙니다. 부자가 욕심과 이기심에 사로잡혀 자기 곳간의 문을 닫아 놓을 때 비난받습니다.
이기심과 욕심으로 닫아 놓은 문은 하느님께서도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사람들, 특별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열려진 문이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통로입니다.
그러려면 소유에서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우리는 얼마나 소유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는지 살펴볼 일입니다. 


 바늘귀를 아주 크게 만들어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 성모성당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한 가지를 선택할 시점이 옵니다.
그리고 선택합니다. 이때야 말로 그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가치를 어디에 두고 선택한 것인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선택한 것이 최선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밖에서 보면 차선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인간적인 계산이 깔려있다는 것을 본인만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사람이 영원한 생명을 얻기를 희망하고 거기에 도달하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예수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다른 것은 다 잘 지켰는데 “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르10,21)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는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습니다. 영생을 얻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지만 그는 하나가 부족하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하늘의 보물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세상의 재물이 걸림돌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결혼준비로 집도 장만하고 값비싼 보석을 비롯하여 혼수품을 다 마련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결정적으로 배우자를 만나지 못하였습니다. 그
렇다면 사랑하는 이를 위하여 모든 것을 준비하였는데 그 대상을 만나지 못하였으니 준비된 모든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아무리 값진 보석이라도 누구를 위해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이미 가치를 잃은 것입니다. 영생을 희망하면서도 그것을 위해 다른 모두를 포기할 수 없다면 결국 아름다운 보석을 창고에 방치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하나를 채워서 하늘의 보물을 차지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일상 안에서 나에게 부족한 하나는 무엇일까? 자존심일 수 있고 체면일 수도 있습니다. 물질에 대한 욕심일 수 있고 명예나 지배하는 마음, 자식에 대한 애착일수도 있으며 남보다 더 많이 배웠다는 지식일 수도 있습니다.
시기질투의 마음이나 눈먼 사랑일 수도 있습니다. 그 부족한 하나를 채울 수 있는 은총을 간구합니다.

그렇다고 그 기도마저 욕심으로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어떤 부자가 하느님께 ‘바늘 귀’를 아주 크게 만들어 주시든지 낙타를 아주아주 작게 만들어 주시든지 해 달라고 간절히 매달렸답니다. 잘했죠?

결정적인 순간에 내 위주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말며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방법을 용기 있게 믿음으로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면 분명 사람의 이해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평화와 기쁨이 함께할 것입니다.
모든 것은 주님께로부터 주어졌으니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용하겠다는 마음을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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