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대충 믿기 - 12. 예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2012. 10. 3. 오전 9: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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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대충 믿기 - 12. 예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우스갠지 진짜인지 모르지만 전에 한 저명한 시인이 자신의 시가 지문으로 나온 수능시험을 풀어 보니 낙제점수를 받았다는 얘기가 있었다.
 
자기가 쓴 시, 자기가 심혈을 기울여 그림을 그리고 단어를 고르고  의미를 부여한 바로 그 시를 수험생은 다 맞고 그 주인은 틀리고...
 
 
 
 
 
다 아는 얘기지만 예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예수는 그 제자들이 일으킨 기독교가 그토록 증오하고, 그토록 밀어냈으며, 그러면서도 그들의 경전 만큼은 그토록 소중히 모셔온 바로 그 유대교인이었다. 그것도 매우 열심인...
 
신약성경에서 유대교인의 대표격으로 불리는 바리사이와 사두가이들을 약올리고 혼내주고 꾸짖는 모습을 많이 보여 주었기 때문에 기독교인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인식에서 예수는 유대교와 상관이 없는 존재로 비쳐져 왔다.
 
그러나 예수는 골수 유대교인이었고, 유대교인으로 죽었다. 바로 그 유대교에 의해서.
 
 
예수는 혈통적으로 유대인들이 떠받드는 다윗의 자손으로 태어났고, 그 아버지 요셉과 어머니 마리아는 예수를 철저한 유대교인으로 키워냈다. 성경에 따르면 그렇다. 예수는 유대교가 정한 일정에 따라 자랐고, 그 절기에 맞춰 예식을 행했다.
 
바리사이와 사두가이들, 또는 율법학자나 유대교 사제들과의 논쟁은 유대교 밖에서 이뤄진 게 아니다. 철저히 유대교 내에서 이뤄졌다.
 
그 논쟁의 대부분, 아니 거의 전부는 예수가 유대교의 가르침을 반대해서가 아니라 바로 그 상대방들이 가르침에서 어긋났기 때문이다. 예수는 한번도 유대교의 가르침을 거부하거나 반대한 적이 없다. 그와 정반대로 유대교의 가르침을 '아주 정확히' 짚어 냈다.
 
바리사이를 포함한 예수의 적대자들은 자신들의 치부 - 허례허식, 위선, 완고함, 기득권 등 -를 지적당했고 그 때문에 '정통 유대교인'인 예수를 배척한 것 뿐이다.
 
 
그래서 이스카리옷 유다를 매수했고, 빌라도의 힘을 빌어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아 없애 버린 것 뿐.
 
 
예수의 진정한 가르침 - 유대교의 정수라고 해야 하나? -을 '제대로' 전수 받은 그의 제자들과 우연히 다마스커스에서 예수와 마주친 바오로가 그 유대교에 맞서 기독교를 창설했다. 물론 당시의 양상 - 기도나 제사 등 -은 기존 유대교의 그것과 별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인 정설이다.
 
 
이 신흥종교인 기독교와 정통 유대교와의 가장 큰 차이는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된다.
 
바로 정통 유대교인들은 예수를 처치한 이후에 계속 메시아를 기다렸고, 메시아의 오심을 하느님께 빌었던 반면, 예수의 제자들은 십자가에서 돌아간 예수의 부활을 만난 이후 메시아가 이미 왔음을, 그래서 하느님의 나라 - 왕국 또는 그 다스림 -가 완성됐다고 믿게 된 것이다.
 
 
예수가 하늘로 올라간 후 기독교는 창설됐다.
 
유대교 입장에서 볼 때, 당시에도 이런 용어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기독교는 당연히 '이단'이었다.
 
 
 
그후 2천여 년 동안 기독교의 성장은 역사책이 말해 준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굳이 공간을 차지할 필요는 없다.
 
 
 
예수는 유대교의 참 뜻을 실현하려고 했다. 당신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 키워 내신 유대인들에게 왕국을 돌려주려고 하셨던  것이다. 그 왕국은 그러나 눈에 보이는 권력, 손에  만져지는 왕국이 아니었다. 당신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 진짜로 다스리는 그런 왕국, 그런 다스림을 유대인들에게 가져다 주시려고 했고, 진짜 가져다 주셨다.
 
또한 그 하느님의 나라 - 왕국 또는 다스림 -를 단지 자신의 민족인 유대인들 뿐만 아니라 그 지평을 넓혀 온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선물하려고 하셨다. 그 선물이 운좋게  내가 사는 대한민국에까지 전해졌다!
 
 
유대인들도 당시의 권력자 로마도 그걸 거부했다.
 
 
그러다 기독교는 그걸 차지했다. 최소한 겉으로는 말이다. 유대교는 그리스도교를 피해 세계 각지로 숨어다녔고 - 참으로 불쌍한 것은, 얘들은 세속에서도 피해다니고 종교에서도 마냥 피해다니기만 한다 - 로마제국은 기독교에 무릎을 꿇었다.
 
 
이제 실질적인 왕국이 된 기독교, 그것도 정통.
 
바로 다음날부터 그 기독교는 자신에 대한 이단을 만들어내고, 이단을 몰아냈다. 무슨 정교회가 그랬고 무슨 무슨 파가 그랬다. 그 이단들은 몇은 살아남아 세계의 구석에서 여전히 웅크리고 앉아 지금 화해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고, 그 이단들 몇은 화해의 분위기가 생성되기 전에 몰살을 당했다. 오! 자비의 하느님이시여. 이들 중 몇이라도 구원하소서...
 
 
지금의 정통 기독교는 하느님의 참뜻을 여전히 순수하게 보존하고 있는가?
지금의 정통 기독교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가?
지금의 정통 기독교는 지상에 하느님 나라를 정확히 구현하고 있는가?
 
 
정말 그렇다면,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이견은 왜 나오는가?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저항 - 프로테스탄트 -는 왜 나왔는가?
교회의 내부로부터 나오는 쇄신의 목소리는 왜 그치지 않는가?
 
그 모든 '어긋난 행동'들이 모두 마귀의 지시란 말인가? 아.니.다.
 
 
 
우리는 이제 반성해야 한다.
 
철저한 유대교인이었던 예수가 그 정수를 되찾아 유대인들에게, 그리고 온세상 사람에게 돌려주려고 노력했듯이,
철저한 유대교인이었던 예수가 회칠한 무덤처럼 겉모양만 아름다운 바리사이, 사두가이, 율법학자, 사제들의 허식으로부터 빼앗아 돌려주려고 노력했듯이,
 
기독교의 정수를 다시 되찾아야 한다.
굳어져 도무지 휘지 않는 제도와 완고함과 허위로부터 기독교의 정수를 되찾아야 한다.
 
 
그 정수를 찾으려 고민하고 기도하고 방황하며, 그래도 하느님과 그 외아들 예수의 도우심을 의지하는 교회 안팎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그게 마르틴 루터든 서공석이든 가리면 안된다.
 
 
굳어버린 잣대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너는 이단!"
굳어버린 잣대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너는 다원주의자!"
 
이래서는 돌아갈 수 없다.
 
 
예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철저한 유대교인이었던 예수를 유대교가 내침으로써 기독교를 만들었다.
철저한 유대교인이었던 하느님의 아들을 유대교가 못박음으로써 기독교는 탄생했다.
 
이제
 
기독교는 새로운 종교를 만들면 안된다.
우리를 지금까지 이끌어 온  예수를 다시 찾아야 한다.
우리를 앞으로 하늘나라로 데려가실 하느님의 아들을 남의 손에 맡겨서는 안된다.
 
 
기독교가 좀 더 손을 벌리고 마음을 열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나는 기독교가 좋다.
 
그게 가톨릭이든, 정교회든, 성공회나 장로회 같은 개신교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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