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대충 믿기 - 1. 이미 다 구원받은 것 아닌가?

2012. 10. 3. 오전 8: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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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대충 믿기 - 1. 이미 다 구원받은 것 아닌가?( 문경준(jeunerhino)  )


내가 예수님을 알고 난 이후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다.

개신교 모태신앙으로 시작했으니 예수님이라는 존재를 알게 된 게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한때는 예수님의 삶을 제대로 따라 살아 보자고 맹세 아닌 맹세도 해 봤고 어른거리는 촛불을 앞에 두고 눈물 콧물 흘려가며 기도도 했던 때가 있었고...

친구 아버지가 집사로 계신 교회에서 기도 중에 눈을 떴다가 공교롭게도 집사님의 눈과 마주친 날 밤엔 회개 기도를 삼십 분이나 했던 기억도 있다.

물론  지금에야 빙그레 웃을 거리로밖엔 남아있지 않은 기억이지만 그때 이후 내 생각은 참 복잡해졌다.


그때 이후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성경구절이 아직도 노래로 남아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누구든지 그를 믿으면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으리로다. 영생을 얻으리로다(요 3:16)." 가 바로 그것이다.


예수님은 2년에서 3년 남짓한 공생애 동안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선포하셨다. 참 하느님이시면서 그 하느님의 외아들이라는 자격 - 나는 아직 이 삼위일체 교리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냥 믿을 뿐이다. - 으로 세상을 멸망으로부터 구하러 직접 땅 위로 내려오셨다.

그리고는 열두 제자 - 혹은 70명 이상 -를 직접 고르시고 그 제자들과 유다 전 지역을 돌면서 하느님 나라를 전파하시고 구원 사업을 펼치셨다.

마지막으로 정해진 순서(?)에 따라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 현재 가상칠언(架上七言) 중 가장 마지막으로 인용되는 "다 이루었다."를 끝으로 숨을 거두셨고...

사흘 만에 부활하신 예수님은 이미 유다지방의 구원사업을 다 마치시고 하느님 나라를 '이 세상 끝까지' 전파하라고 제자들에게 명령하신 후에 하늘로 올라가셨다. 


그로부터 딱 이천 년이 흘러 벌써 이백여 년 전에 이곳 한반도에까지 그 선교사업이 이뤄져 우리 가족은 물론 약 천만 명이 예수님을 알게 되고, 예수님을 믿게 되고, 구원을 받았다. 아니, 구원을 받았다고 배웠고, 또 우리는 그렇게 믿고 있다.


내 고민은 여기서 시작한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구원사업을 다 이루셨고 - 당신이 직접 "다 이루었다"고 선언하셨고 - 제자들을 남기고 하늘로 올라가셨으면 이미 이 세상은 구원된 것이 아닌가?


우리는 부활절을 임박해서 항상 예수님을 못 박은 유다 민중을 떠올린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종려나뭇가지를 바닥에 깔고 흔들면서 환호했던 바로 그 유다 민중들, 그리고 며칠도 지나지 않아 바로 그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빌라도에게 소리쳤던 바로 그 유다 민중들이다.


이들은 그럼 구원받지 못한 것인가?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다. 우리가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해도 굳게 믿는 삼위일체 교리에 따르면 예수님은 참 하느님이시다.

그런 하느님께서 직접 땅 위로 내려오셔서 구원 사업을 펼치시고 다 이루었다고 하시면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예수님을 믿고 따른 이들은 고작 제자 한두 명과 예수님을 따르던 여인네 몇 명 뿐이다. 그나마 일부 복음서는 그 제자들마저 '모조리' 도망을 가버려 예수님은 울어주는 사람 하나도 없이 쓸쓸히 혼자 돌아가셨다는 걸 생생히 증언하고 있다.


과연 예수님께서 사시다 돌아가신 이천 년 전에 구원받은 이들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당시 로마제국을 포함하여 이 지구상에 살고 있던 전세계 인류 모두가 구원받은 걸까?
로마제국 치하에서 신음하고 있던 유다지역의 민중들 만큼은 최소한 구원받은 걸까?
그럼 당시엔 예수님을 믿지 않던 로마시민들과 예수님을 못 박게 한 제사장, 율법학자들은 제외해야 하는 걸까?
예수님을 못박은 죗값은 자신들과 그 후손들이 지겠다고 맹세한 유다인들은 구원에서 제외된 걸까?
예수님이 돌아가시기 직전 모조리 도망갔다가 부활 때 다시 뭉친 열한 명의 제자와 여인네들만큼은 구원받은 걸까?
예수님과 함께 매달렸던 두 명의 강도 중 한 명은 최소한 구원받은 걸까?


그럼 뭐지?

하느님의 구원사업은 어디까지 완성된 거지?


이놈은 이래서 안되고, 저놈은 저래서 구원을 못 받은 거라면 도대체 하느님의 구원사업은 어디까지가 '한계'란 말인가? 과연 하느님의 능력에 '한계'를 달 수가 있을까?


하느님께서 시작하시고 마무리하신 - 그래서 다 이루었다고 선언하신 - 구원사업이라면 이미 당시에 살았던 '인간 종족'은 모두 구원받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말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명령하신 대로, 아직 '하느님 나라의 도래' 소식을 듣지 못한 '인간 종족'은 구원받지 못한 거라면, 이제 이천 년이 지난 지금, 예수님을 알게 되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믿게 된 '현대 인간 종족'은 모두 구원 받은 게 아닌가?

굳이 '익명의 그리스도인'은 둘째치고라도, 단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예수님을 알려고 고민하고, 그래서 그분이 참 하느님이심 - 개신교인에게는 참 하나님이시겠다 -을 고백한다면 이미 다 구원받은 것 아닐까?


그런데 왜 우리는 지금

같은 가톨릭, 같은 그리스도교 안에서

너는 악마고 나는 천사, 너는 구원받지 못한 인생이고 나는야 하느님의 자녀라는 더러운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걸까?


예수님은 이천 년 전에 우리를 다 구원하지 않으셨다는 말인가? 아니면 못 하셨다는 말인가?

예수님이 이천 년 이후에 제자들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셨지만 연약한 우리는 그 '구원받은' 상태에도 불구하고 솟아나는 '악의 기운' 때문에 다시 구원을 놓쳤다는 말인가?

도통 모르겠다.

너무 어려워서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한탄한다.

"이거 어려워서 제대로 믿을 수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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