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전에 서울 모 본당에서 청년 성가대를 3년 한 적이 있습니다.
정말 즐겁고 재밌어서 돌아보면 제 젊은 날들의 추억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지 않았었나 생각해 봅니다.
가평 수련원에서 기타를 치며 밤새워 화음을 맞추며 부르던 노래들.
돌아오면서 기차안 바닥에 주저앉아 디비디비딥 게임을 하며 웃고 떠들던 날들 .
그리고 안면도에서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미사를 드리던 일들.
성가연습 끝나면 헤어지기 아쉬워 생맥주 한잔에 노가리를 안주삼아 웃고 또 웃던 날들.
거기에는 분명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 기쁨속에 중요한 무언가가 빠져 있었던것 같습니다.
성가를 부르며 드리는 간절한 기도와 그 기도속에 어우러지는 충만한 기쁨을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요즈음 저는 성가를 부르며 그 기쁨을 누리며 삽니다.
성가연습 날이 기다려지고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도는 사순절 미사곡
'한시간도 나와 함께 깨어 있지 못하느냐.'
늘 깨어 있으라는 주님의 말씀이 간절히 와 닿는 사순시기 입니다.
이 시기에는 다른 때보다 항시 깨어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내 입을 통하여 나가는 말들이
죄가되어 나에게 돌아오지 않도록 침묵하며 절제하는 생활을 해야겠다 다짐해 봅니다.
또 다른 때보다 유난히 힘든일이 많고 고통이 함께하는 사순시기.
주님께서 나와 함께하시고자 늘 깨어 있으라 말씀하시는것 같습니다.
올해 사순절은 그다지 힘들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성가를 열심히 기도하며 봉헌하는
수산나를 주님께서 어여삐 봐 주신 것 같네요.
처음 성가대에 들어와서 서먹서먹 했던 마음도 이제는 많이 친해졌고 언니들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고 한발짝 더 다가선 것 같아 성가단원의 한사람으로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습니다.
살인 미소가 그리울 때도 있지만 화를 내는 지휘자님의 모습도 정겹고
식사와 차를 나누며 웃고 떠드는 성가대 단원들 모두가 아름다워 보입니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언젠가는 크게 이루리라 기대하며 열심히 노력하시는 단원여러분
사순시기인 지금, 늘 깨어 계시고 모두들 행복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