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세족례
세족례를 할 때마다 부제 때의 일이 생각난다.
그때 본당신부님은 세족례를 철저히 하셨다.
신자들의 발을 비누칠까지 하면서 씻어주셨다.
그리고 수건으로 발가락 사이까지 닦아주셨다.
그때 어떤 신자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그래서 나도 세족례를 저렇게 하리라 마음먹었다.
나도 세족례를 여러 번 했다.
처음 세족례를 할 때에는 나도 그 신부님처럼 했다.
예식이 끝난 뒤 일어나서 허리를 펴려고 했으나 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일어나는 데 머리가 핑 돌았다.
그래서 지금은 세족례를 대충한다.
이렇게 힘든 세족례를 왜 할까?
그것은 단 한 가지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예수님은 죽을 날이 다가오자 극진한 사랑의 표시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다.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자 그는 세족례를 사양한다.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대답하셨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만일 우리가 예수님의 손길을 거부한다면,
우리는 예수님과 아무 상관도 없게 된다.
만일 우리가 예수님의 사랑을 외면한다면,
우리는 예수님과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하게 된다.
만일 우리가 예수님의 용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깨끗해질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예수님의 손길을 얼마나 받아들이는가?
예수님의 사랑을 얼마나 겸손하게 받아들이는가?
예수님의 용서를 얼마나 기쁘게 받아들이는가?
세족례가 이루어지는 오늘은 정말로 생각해 볼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