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를 안은 시메온 - 렘브란트

2009. 12. 15. 오전 9:41:50

글자

 

렘브란트(네덜란드, 1606-1669)는 성경을 자기의 삶과 기가 막히게 연결시킨다.

그것을 알게 되면 숨이 탁 막힌다.

그가 유작으로 남긴 <아기 예수를 안은 시메온>은 그의 삶을 총정리해 주는 마지막 작품이다.

그는 1606년에 레이덴에서 태어났다.

15세 때 그림공부를 시작했고,

22세 때 화가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든든한 후원자를 만난다.

25세 때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했고,

28세 때 시장의 딸 사스키아와 결혼한다.

29세 때 아들 룸베르투스가 태어났고,

30세 때 아들을 세 달 만에 잃는다.

32세 때 딸 코르넬리아가 태어났지만 몇 주후에 잃는다.

34세 때 둘째 딸 코르넬리아가 태어났지만 역시 몇 주후에 잃는다.

35세 때 둘째 아들 티투스가 태어났고,

36세 때 아내 사스키아를 잃는다.

39세 때 가정부 헨드리케를 맞아들였고,

그녀는 곧 그의 정부가 된다.

50세 때 파산선고를 받고,

52세 때 재산이 경매처분 된다.

54세 때 유태인 빈민촌으로 이주했고,

57세 때 두 번째 부인 헨드리케를 잃는다.

62세 때 아들 티투스가 막달리나 반 루와 결혼했지만

반년 만에 아들을 잃는다.

63세 때 며느리 집에 손녀 타티아와 함께 거주했고,

그 해 10월 4일에 세상을 떠난다.

그는 세상을 떠나는 날 이 그림을 미완성인 채로 남겼다.

 

이 그림에는 세 사람이 나온다.

아기를 품에 안은 늙고 쇠약한 노인과,

상복을 입고 근심에 차 있는 젊은 여인과,

노인의 품에 안긴 아기가 그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시메온과 마리아와 아기 예수이며,

동시에 그들이 화가와 그의 며느리와 손녀라는 게 놀랍다.

 

노인은 머리가 반쯤 벗겨진 채 흰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나 있다.

그리고 이마에는 주름살이 깊게 새겨져 있다.

마치 힘들게 살았던 화가의 과거를 이야기 해 주듯이.

노인은 눈을 지그시 감고 아기를 바라보면서 눈물 짖는다.

그리고 아기를 두 팔에 안고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주여,

이제는 말씀하신대로 이 종은 평안히 눈감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구원을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만민에게 베푸신 구원을 보았습니다.

그 구원은 이방인들에게는 주의 길을 밝히는 빛이 되고,

주의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이 됩니다.” (루카 2,29-32)

 

그의 유일한 골육인 손녀를 품에 안은 그의 심정도 이랬으리라.

평생 말씀을 묵상하며 그림을 그렸던 그가

이제는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며 평안히 눈을 감으려 한다.

그런데 일찍 남편을 잃고 외아들을 키워야했던 마리아의 삶이

자기 며느리의 삶과 닮지 않았는가?

그녀는 결혼한 지 일곱 달 만에 남편을 잃었고,

상복을 벗지도 못한 채 딸을 낳았다.

그녀의 삶 또한 마리아의 삶처럼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픈 생을 살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등 뒤에는 어둠의 그림자가 가득하다.

그러나 예수님이 우리에게 구원의 빛이 되었듯이

아기도 화가와 그녀에게 구원의 빛이 되리라.

그래서 아기는 할아버지의 기도를 가슴에 새기려는 듯이

할아버지를 바라보면서 자기의 오른 손을 가슴에 대고 있다.

환하게 빛을 밝히며. (091010)

 

 

댓글 3

  • 2009년 12월 15일 오전 10:00

    그림해설을 읽고 나니...렘브란트의 삶이 한층 제게 더 다가오는듯 하네요..

  • 2009년 12월 15일 오후 1:25

    시메온과..아기예수님...여인은..한나..아니구..마리아군요...마리아..안같음..-,.-

  • 2009년 12월 22일 오후 8:49

    ~렘브란드의 삶이 이렇게까지 아품이 많은줄 몰랐네~ㅠ 왜 그렇게 다~죽은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