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탄생 - 산드로 보티첼리

2009. 12. 14. 오전 9:21:06

글자

 


보티첼리(1445-1510)는 ‘비너스의 탄생’(1468)과 ‘봄’(1477-1478)을 그린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화가이다.


지그재그로 된 길이 끝나는 곳에  ‘신비한 탄생’ 의 장소가 있다.

예수님은 어디에서 태어나셨는가?

동굴인가? 마구간인가?

마태오 복음사가는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빛으로 오신 예수님께서

동굴에서 탄생하시길 원했을 것이다.

또 루카 복음사가는 가난한 이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러 오신 예수님을

마구간에서 태어나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보티첼리는 신비한 탄생의 장소를

동굴에 마구간을 덧대어 표현한 것 아닌가?


그림의 중심에는 마구간이 있고,

마구간에는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 예수님이 있다.

무릎을 꿇은 마리아는 예수님을 바라보며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고,

요셉은 잠을 자고 있다. 그는 늘 꿈속에서 하느님의 계시를 받았으니까.

마리아를 바라보는 아기 예수님의 움직임이 큰 것도 시선을

예수님께 모으기 위한 작가의 배려 아닌가?

마구간의 주인인 소와 나귀는 신비한 탄생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목격한다.


또한 오른쪽에는 가난한 이들을 대표하는 두 목동이

천사의 인도로 신비한 탄생을 목격한다.

재미있는 것은 천사가 목동의 머리를 돌려

그분의 탄생을 억지로라도 보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왼쪽에는 이방인을 대표하는 동방박사 세 사람도

천사의 인도로 신비한 탄생을 목격한다.

재미있는 것은 천사가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있는 것이다.


하늘에서는 열두 천사가 완벽함을 상징하는 원을 이루고 춤을 추며 돌고 있다.

그들의 손엔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가지가 있고

왕관 열두 개가 하늘로부터 내려오고 있다.

이로써 예수님은 평화의 임금으로 오셨으리라.

지붕위의 세 천사도 삼각 구도로 무릎을 꿇어 구세주의 탄생을 노래한다.

그들은 믿음의 색인 백색과

사랑의 색인 홍색과

희망의 색인 녹색을 입고 있다.

이 세 가지 색깔이 성탄의 색인 것도 예사롭지 않다. 


또한 보티첼리는 그림의 밑 부분에 사람과 천사의 만남 장면을 첨가함으로써

예수 탄생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예수 성탄이란 천상적 존재와 세속적 존재의 만남이다.

쉽게 말하면 하느님과 인간의 만남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과 천사의 모습이 애매하다.

어찌 보면 씨름하는 것 같기도 하고, 포옹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도 늘 하느님과 씨름 한다.

하느님의 뜻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내 욕심을 채울 것일까? 늘 갈등한다.

그리고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여 천사를 포옹하면

악마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그래서 그림의 왼쪽과 오른쪽 끝에 악마가 작별을 고하고 도망치는 것이다. 

댓글 1

  • 2009년 12월 14일 오후 1:42

    지그재그로 된 길이 끝나는 곳이 '신비한 탄생'의 장소라....우리 묵상거리로도 좋은 내용이며 그림인 듯...